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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워터게이트」사건 17일로 사건발생 2년|난마처럼 얽혀 사건의 해결 요원 추적 폭로한 WP지 두 기자 퓰리처상 받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워터게이트」사건의 소용돌이는 2년을 끌어오는 동안 『007 「시리즈」보다 재미있다』 는 냉소를 미국인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그만큼 이 희대의 정치 「스캔들」은 복잡하고 등장인물 또한 지극히 다양하다. 웬만한 「매스컴」의 애독자가 아니고는 결과를 잡을 수 없을 정도다. 이 기사는 주요 대목별로 「워터게이트」 사건을 줄거리 지어 독자들의 혼돈된 「워터게이트」 상식을 일깨워주기 위한 것이다. <외신부>
「워터게이트」 7인=「닉슨」 미 대통령의 재선 선거를 5개월 앞둔 72년 6월17일 새벽2시, 5명의 괴한이 「워싱턴」의 「포트믹」 강변에 있는 민주당 본부·「워터게이트」 건물에 침입하다가 야경원에 잡혔다. 이들은 「버나드· 바커」, 「프랭크·스터기스」, 「유게니오·마티네스」, 「버힐리오·큰잘레스」, 「제임즈·매코드」로 이중 두 명이 전 CIA요원, 두 명이 반 「카스트로」 운동 대원, 한 명이 직업 용병이며 이들이 모두 「닉슨」 재선위 소속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의 배후 조종 인물로 밝혀진 「하워드·헌튼와 「고든·리디」등 전 백악관 보좌관을 포함해서 범인은 모두 7명인데 『황야의 7인』이라는 영화제목을 따서 『「워터게이트」7인』으로 부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유제판결을 받았다.
백악관은 당초 사건을 『3류 절도사건』이라며 이 사건을 얼버무리려 했지만 사건발생 2년이 되는 동안 서서히 확대되어 이제 「닉슨」 의 진퇴에 열쇠를 쥔 미국정치 사상 최대의 「스캔들」이 되었다.
▲토요일의 「대학살」= 1973년 10윌20일은 토요일이었다. 이날 아침 「워터게이트」사건 특별검사 「아치볼드·콕스」는 기자회견을 열고 「닉슨」이 백악관 녹음 「테이프」를 이날까지 제출하라는 「위싱턴」 순회고등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그가 편집한 녹음「테이프」의 사본을 제출하겠다는 정치적 타협안을 내놓은 것은 「법정모독」에 해당한다고 선고했다. 그러자 「닉슨」은 자기의 결백을 증명하며 「워터게이트」 사건을 공정히 조사한다는 결의의 표시로 임명했던 「콕스」 검사를 「명령불복종」이란 명목으로 해임 지시했다.
「리처드슨」 법무장관은 『나는 못하겠다』고 사표를 냈고 「러클즈하우스」 법무차관도 이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해임되었다. 뒤이어 법무장관 서리에 임명된 「보크」에 의해 파면된 「콕스」 검사는 『이 나라가 법이 통치하는 나라인가 사람이 통치하는 나라인가를 가려낼 수 있는 것은, 의회와 국민뿐이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의 정계와 언론은 이 잇단 사임과 파면을 『토요일 밤의 대학살』이라고 불렀다.
▲사건추격의 주인공들=하잘것없는 3류급 절도 사건으로 영영 안개 속에 파묻혀 버릴 번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치는데 공헌한 사람은 두 명의 기자와 「시리카」 판사, 「콕스」 특별검사, 「재위스키」 검사 등을 들 수 있다.
맨 처음 이 사건을 끈기 있게 추적한 두 명의 기자는 「워싱턴· 포스트」 지의「봄·우드워드」와「갈·번스타인」. 이들은 이 공적으로 「퓰리처」 언론상을 탔다. 「시리가」 「워싱턴」연방지법판사는 배후를 파헤치기 위해 하수인들에게 감형조치를 약속하는 등 시종 강경한 태도를 견지.
이들이 파헤친 진상을 토대로 어떤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이냐는 과제는 이제 「닉슨」 탄핵심의를 진행중인 하원법사위의「피터·로디노」위원장의 손으로 넘어갔다.
▲신판대에 선 행정부 당진들=「워터게이트」 사건은 「닉슨」 행정부를 쑥밭으로 만들었다,
행정부 쪽에서 「미첼」 전 법무장관이 은폐공작 혐의로, 「클라인딘스트」 전 법무는 위증죄로 유죄선고를 받았으며 「스탠즈 전 상무장관도 위증죄로 재판에 계류중이다.
백악관 측에서는 「닉슨」의 충복 「홀드먼」과 「엘리크먼」 양 보좌관이 사건 은폐공작 주모자 혐의로 기소중.
「존·딘」 전 백악관 법률 고문은 검찰 측 증인을 자원, 파면됐다. 「스트라첸」·「콜슨」·「매그루더」등 「닉슨」 보좌관은 백악관을 중심으로 하는 비밀 공작의 배후 인물로 「콜슨」은 최근 검찰증인을 자원하여 모든 내막을 폭로하겠다고 선언했다.
「닉슨」개인 고문변호사 「캄바크」는 비밀 공작금 전달책으로 암약한 혐의로 17일 실형선고를 받았다. 이로써 이 사건으로 기소된 총인원은 50명, 유죄 판결을 받은 자는 28명이 되었다.
▲「우즈」 여사의 발목=우여곡절 끝에 73년 11월26일 「존· 시리카」 연방지법 판사에게 제출된 백악관 녹음 「테이프」는 18분간의 공백이 있었다. 이 공백 부분은 「워터게이트」 침입사건이 발생한지 3일 뒤인 72년 6월20일 「닉슨」과 「홀드먼」 수석 보좌관의 보좌관 수록된 부분으로 「닉슨」의 은폐 공작관여 여부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었다. 백악관 측의 해명에 따르면 이 녹음「테이프」를 정리하던 「닉슨」의 개인비서 「로즈메리·우즈」여사가 「예기치 않은 실수」로 지워졌다는 것이다. 「우즈여사는 녹음 「테이프」를 정리하다가 전화가 걸려와서 발로 녹음기를 조작한다는 것이 잘못 되어 녹음을 지우는 「버튼」을 눌러버렸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그녀가 전화를 받은 시간은 5분간이었다. 「시리카」가 위촉한 전문가들이 제출한 보고서는 이「테이프」가 9곳을 5분간 「인공적으로」지움으로써 18분의 공백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 녹음기를 만질 수 있는 사람은 「닉슨」과 「올드먼」의 심복이며 대통령 특별보좌관인 「불」 및 「닉슨」과 20년 동안 같이 일해온「로즈메리·우즈여사 세 사람뿐이다.
▲『허사 삭제했음』=「닉슨」 대통령이 70년부터 집무실에 도청장치를 하여 모든 대화를 녹음케 한 것은 후세 사가들에게 자신에 대한 올바른 자료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대통령의 이 호기야말로 「워터게이트」를 둘러싼 소란 속에서 「닉슨」의 발을 묶는 유일한 객관적 증거가 되고 있다.
「재워스키」 특별검사와 하원법사위가 요구해온 녹음「테이프」는 「닉슨」이 보좌관들과 「워터게이트」 사건 은폐문제를 논의 했을법한 날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지금까지 「닉슨」은 두 번 이를 공개했는데 첫 번째는 중요부분의 녹음내용이 말소되어 있었고 두 번째는 녹음을 요약 발췌한 사본이었다. 이 사본은「닉슨」의 욕설로 보이는 공백부분이 1천 75번이나 있는데 이 부분을 사본은 「허사 삭제했음」으로 기재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미국에서는「허사 삭제했음」이란 말이 지독한 욕설의 대명사로 유행되고 있으며 이런 욕쟁이가 대통령의 권위를 지킬 수 있느냐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통령탄핵의 법적 근거=미 헌법 2조 4항은 대통령이 「반역죄·수회죄 또는 기타 중범과 경범(high Crimes and misdemeanors)을 저질렀을 때 탄핵대상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백악관 측은 이 규정은 곧 대통령이 형사법상의 범죄를 범했음이 증명되어야 탄핵 대상이 된다는 해석을 내리고 있으며 탄핵소추를 주관하는 하원법사위는 대통령의 「도덕적 권위의 실추」도 「경범」 규정의 정신에 내포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그러나 탄핵은 어디까지나 의원들이 유권자의 여론을 바탕으로 결정 할 정치적 결단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명문규정의 유권해석상의 큰 차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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