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악단 황금시대|「유럽」연주 여행을 마치고|백락호<피아니스트·서울대음대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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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다음 글은 「피아니스트」 백락호 교수(서울대음대)가 지난 5월7일부터 2주간「비엔나」 「린츠」「브뤼셀」등 구미 5개 도시를 순회 연주하면서 보고 온 그곳 악계의 근황이다.<편집자주>
특히 유럽의 악계는 요 근래 빈번한 지휘자들의 움직임에 맞추어 이름난 교향악단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연주에 바쁜 것이 눈에 뛴다. 또한 「팬」들도 그들의 움직임에 커다란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어 이들 교향악단들은 그 어느 때 보다도 활발하게 연주하고 있었다.
내가 처음「피아노」독주회를 가졌던「오스트리아」의「린츠」시에 갔을 때 그곳「브르크나」교향악단은「린츠·오페라」까지 겸해서 l년에 2백60회의 연주회를 갖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브르크나」 교향악단에는 한국의 김용윤씨가「비올라」부수석으로 있는데 TV에도 출연하여 많은 활약을 하고있다.
「오스트리아」에는 주마다 이렇게 교향악단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하여「비엔나」·「잘츠부르흐」·「그라츠」등지, 심지어 내가 연주회를 했던「브르크」라는 조그만 도시에도 매년10회의 정기연수회를 갖는 관현악단이 따로 있다.
한편 「비엔나·필하머니」와「비엔나·심포니카」는 1년에 5주만 쉬고 거의 매일 연주가 있다는 것이다.「비엔나·필」은 젊은 지휘자「아바도」가 전임으로 있으나「칼·뵘」과「카라얀」이 앞으로 더 많이 지휘할 것이라 한다. 특히「폰·카라앤」은 오랫동안「비엔나·필」과 의견대립으로 고국「오스트리아」를 뗘나「베를린·핌」과「파리」국향만 전임하고 있었는데 3개월 전 신축된 「린츠」시의 「브르크나」대음악회당 개관기념연주를 위해 자기 전용비행기를 직접 조종하여 왔었다.
그 당시 그곳 시장을 비롯하여 저명인사들의 대환영을 받았는데 이것이 아마 그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비엔나·심포니카」를 육성했고 「뮌헨·필」상임지휘자였던「사바리슈」(윤이유 작『심청전』을 초연)는 거장 「안세르메」의 사망 후 「스위스」의「로만드」교향악단 상임으로 자리를 바꾸었는데 독일에서는 서「베를린」의「카라얀」과 동독「드레즈덴」의 상임「잔· 데리크」가 계속 쌍벽을 이루고있었다.「문쉬」가 떠난 후 요즘의「파리」국향은 좀 저조한 인상이었다. 그러나「런던·심퍼니」는 여전히 재지 있는「프레빈」의 지휘로 활기에 차있었다.
노장 「클렘페라」가 이끌던 「뉴·필하머니」는 오는7월 전서울 시향상임이었던 원경수씨가 미국초연으로 윤이환의『서곡』등으로「데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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