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뒤늦게 배후수사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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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74억원 부정융자사건의 전면수사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한 대검특별수사부는 27일 박영복씨에게 자금을 대출한 7개은행의 대출경위와 대출을 해주도록 청탁을 한 배후관계 및 박영복씨의 재산도피 등을 증심으로 뒤늦게 수사를 확대했다. 대검은 이번수사에서 대출에 관련,▲74억원이 특정인에게 대출될 수 있었던데는 배후작용이 컸을 것으로 보고 이의 이면을 캐는 한편 ▲은행관켸자들에 대한 배임 및 증수회여부 ▲박영복씨의 과거 범죄사건을 재조사, 박씨가 번번이 무죄 또는 불기소됐던 이면도 아울러 수사키로했다.
검찰은 이에따라 지난 26일부터 사건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대검 4개과의 수사력을 모두 투입, 분야별 수사를 분담했다.
사건분담내용은 ▲윤영학 4과장은 서울은행 신용장변조부분과 공소유지 ▲김병? 1과장은 은행에 압력을 넣은 중간 압력층 배후관계 ▲김성기 2과장은 박씨의 전과와 범행수법, 그리고 배후압력 및 조종등 관계수사 ▲강용구 3과장은 기타은행의 대출경위와 대출금 행방수사등이다. 이에따라 김병? 부장검사는 26일 하오 참고인으로 김봉은 상업은행장과 이상덕주택은행장을 환문했으며 이어 다시 전 중소기업은행장 정우창 피고인, 서울은행 전 외국영업부장 김성춘씨, 기업은행 종로지점장 전양수씨등과 은행감독원검사역 박재식씨, 정피고인의 비서 모희숙씨, 은행간부 10여명을 불러 대출경위와 배후·청탁관계등에 대한 진술을 들었다.
전 중소기업은행장 정우창 피곤인은 박영복씨를 알게 된 것은 71년3월 당시 모기관의 김보근과장 소개로 알게되었고 융자에 관련, 부탁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양수 종로지점장도 당시 은행장 정우창씨의 비서로 있을때 정씨의 부탁으로 박영복씨 담보 보완을 위해 김과장에게 여러차례 갔었고 종로지점장으로 부임 후에도 박씨의 융자금 회수를 위해 전모기관의 나모과장과 김과장을 만났으며 이 사실을 은행장 정씨에게 보고 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밤 참고인으로 환문된 김봉은 상업은행장은 『박영복씨를 만난 일이 없으며 상은으로서는 담보물과 신용장을 미리 조사했고 미수분도 담보물 8건이 있기때문에 피해는 전혀 없었다』고 검찰에서 진술 한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상덕 주택은행장은 『박씨가 정기예금 5백만원을했기때문에 8백50만원을 대출해준 일은 있으나 대출을 둘러싸고 누구의 압력을 받거나 박씨를 만난 일조차도 없다』고 진술했다.
수사2과 김성기 부장검사는 이날 1차로 박의 전과조회에 이어 이들 사건을 담당했던 수사관계자와 변호인등의「리스트」를 작성했다. 3과 강용구 부장검사는 7개은행 관계장부를 압수하고 은행감독의 1차 조사내용을 통보받았다.
또 미회수액 25억3천만원의 행방수사도 펼 방침인데 각은행에서 담보하고있다는 담보물등을 처분하면 남는 실제 미수액과 박영복씨의 재산해외도피, 국내은닉, 증회, 사채이자, 향응비로 나간 부분도 수사중이다.
지금까지 조사에 따르면 박씨에게 대출한 은행은 중소기업은행·서울은행·신탁은행·주택은행·상업은행·농협·외환은행 등 7개 은행이고 미회수분 25억3천만원중에는 중소기업은행이 7억3천5백만원, 서울은행 12억2천2백만원, 신탁은행은 2억원, 외환은행 2억6천9백만원등이다.
또한 4과 윤영학 부장검사는 박영복씨를 다시 서울구치소에서 불러 그의 동생뻘인 공범 박영오씨(구속중)와 대질, 신용장 변조경위를 추궁했다.
문제의 신용장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 의뢰했던 검찰은 박영오씨의 필적(사인부분) 인지여부가 불분명하다는 통보에따라 27일 육군 과학수사연구소에 다시 감정 의뢰했다.
박영복씨 부정융자사건에 관련, 검찰에 소환된 이상덕 주택은행장이 차에서 내리려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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