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 중근세 음악 복고풍 탄압|작곡가 동맹 5차 총회서 통렬히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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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새로운 악상원을 찾아「러시아」의 중근세 음악 발굴에 힘을 쏟아 온 소련 작곡가들은 마침내 『사회주의의 미래에 유의하라』는 소련 당국의 준엄한 경고를 받았다.
「크렘린」의 후원을 받고 있는 소련 작곡가 동맹의 최근 제5차 총회에서 동맹회장「티혼·호레니코프」는 연설을 통해 소련 작곡가들의 그러한 경향을 맹렬히 비판하는 외에 자신이 오래 전부터 반대해 온 현대 서구식 악풍을 아울러 거듭 규탄했다.
수년 전부터 특히 1968년의 제4차 총회이래 소련 음악가와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는 「러시아」의 중세기와 17세기 및 18세기의 고전음악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고개를 들기 시작하여 10세기 기독교의 전래로부터 17세기초 「페테르」대제의 개혁 때까지 수백년간 「러시아」교회에서 불려지던 성가와 영창곡의 기보법을 해석하는데 열중해 왔다.
소련 당국의 탄압으로 작품의 대부분이 「모스크바」에서 연주가 금지된 소련의 현대 작곡가「안드레이·볼콘스키」는 1960년대 「마드리갈」음악단을 조직하여 국내 순회연주를 통해 주로 중세기의 종교풍 음악으로 청중을 매혹시켰다.
「불콘스키」자신은 작년에 서방세계로 이주했으나 그가 조직한「마드리갈」음악의 「앙상블」은 지금도 음악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46세의「알랙산드르·유를로프」단장으로 한 권위 있는 「러시아」공화국 「아카데미」합창단도 점차 중근세 성가풍의 경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금년3월 이념문제에 대해선 일반적으로 온건노선을 취하고 있는 월간 문예지「노비미르」는 「러시아」고전음악이 아직도 충분히 알려져 있지 못하고 연구도 불충분하다는 불평 기사를 공개했었다.
그러나 문학·미술처럼「러시아」의 중근세 음악이 「러시아」정교회와 밀착되었다는 이유로 그 옛날의 「러시아」예술에 대한 복고 경향을 정부계 이념론자들이 인정하기를 늘 꺼려 왔다.
중년층의 유능한 작곡가 중의 한사람인 「로디은·슈헤도리」은 교회의 매장행사에 쓰이는 성가를 「테마」로 하여 1968년 『차임스』라는 제목의「오키스트러」를 위한 협주곡을 작곡했다.
그 밖의 작품들에 고전음악의 요소를 도입한 작곡가로 「세르게이·스로님스키」와 「에드가르·오가네시아」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은 「슈헤드린」과 함께 작가동맹총회에서 「호레니코트」의 은밀한 공박을 받았다. 61세의 「호레니코프」회장은 1948년 소련 음악 내부의 『퇴폐적인 서방 영향』을 숙청하도록 「크렘린」당국의 엄명을 받은 이래 줄곧 작곡가동맹 회장직을 맡아 왔는데 그는 총회연설에서 『음악가들은 그들의 심미안을 새롭게 하기 위한 신선한 자극제로서만 「러시아」의 불멸의 고전음악에 들어가기를 원해야 한다는 논리가 정립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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