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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육 개혁의 방향|김종철 교수, 「아카데미·하우스」 발표에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크리스천·아카데미」 (원장 강원룡)는 28∼29일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대학 교육 개혁 방향」이란 주제로 『대화의 모임』 을 갖고 교육학자·교육 입법 관계자 20여명을 초청, 당면한 우리 나라 대학 개혁의 문젯점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주제 발표에 나선 김종철 교수 (서울대·교육학)는 다음과 같은 다섯가지의 대학 교육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대중화의 물결 속에서도 대학 교육의 질을 유지하고 그 우수성을 찾아야 한다.
대학 설치 기준령, 학생 정원령, 예비 고사 제도 등은 이 같은 질의 유지를 위한 투입 과정의 규제로 비교적 성공적이었지만 학사 고시제와 같은 산출 과정의 규제는 소망스럽지 못한 것이다.
둘째, 대학의 연구·교수·봉사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의 타당성이 철저히 연구 검토돼야 한다.
우리 나라 대학은 「농촌 부흥」과 같은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도 격리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 오늘날의 대학은 사회 정의 실현, 복지 국가 건설 등에 적극 참여를 해야 한다.
셋째,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산학 협동을 강조한 대학의 지역적 특성화 문제에는 비슷한 연구 기관만의 난립 등을 철저히 지양해야 한다.
넷째, 대학 입시 제도의 개혁은 반드시 고등학교의 성적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예비 고사 성적을 약간 반영하는 정도의 개혁으론 입시 지옥의 경쟁을 막을 길이 없다.
다섯째, 능력별 졸업 제도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실시되고 있는 것이지만 도서관 시설의 확충과 교수 부담의 배려 없이 성급히 도입하면 문제만 일으킬 뿐이다.
모든 대학의 개혁 문제는 대학인들 스스로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문교 행정 당국은 대학 문제들을 통제의 강화만으로 밀고 나갈 것이 아니라 모든 공·사립 대학들에 자율적인 독자적 운영권을 주고 정책적인 지도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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