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정가」횡포-소비자만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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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협정 요금정책의 고삐가 풀어졌다. 정부는 물가상승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코피」·쇠고기 값 등 협정 요금을 묶고 있으나 당국의 단속이 엉거주춤 하여 이틈에 업자들은 요금을 멋대로 올리고 양을 줄여 질을 떨어뜨려 소비자만 골탕을 먹고 있는 실정이다.
시내 대부분의 다방은 지난 2월부터 「코피」양을 반잔으로 줄였으며 정육점은 값을 올려 받거나 쇠고기 6백g에 잡육을 2∼3백g 섞어 팔고 있다.
또 중국음식업자와 목욕업자들은 지난 2월22일 인상된 값이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동·자장면이 양을 3분의2정도로 줄이고 목욕물 온도를 낮추어 소비자만 손해를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2월23일 자장면 값 등 일부 현정 가격을 인상한 후 한달이 지난 25일 현재 서울시의 협정 요금 실태를 점검한다.

<고기값>
시내 대부분의 정육점이 쇠고기 6백g당 8, 9백원 돼지고기 6백g당 5백원씩을 받고 있다.
당국의 단속이 시작되면 협정가격으로 고기를 파는 대신 기름 등 잡육을 2∼3g씩 섞어 팔아 사실상 값을 올리고 있는 셈.
특히 서울시 축산조합은 생돈 값이 6백g당 4백20원으로 올랐다는 이유로 1일 1천마리씩 잡던 돼지를 1백마리 정도 밖에 잡지 않아 시내 대부분의 정육점에서 돼지고기를 팔지 않고 있다.

<「코피」값>
시내 대부분의 다방들은 코피 값이 묶이자 양을 반으로 줄이고 질을 낮추었으며 성급하게 난로를 치우는 등 「서비스」가 눈에 띄게 나빠졌다. 업자들은 값을 인상해 주지 않을 경우 협정 가격에서 「코피」값을 제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다방이 시민의 사랑방 구실을 한다는 이유로 값 인상과 자유화를 허용치 않고 있다.

<목욕요금>
목욕요금은 지난 2월23일80원에서 1백30원(어른)으로 63% 올랐으나 업자용은 업자들은 최저 1백70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목욕시간을 제한하거나 목욕물 온도를 낮추어 욕객을 괴롭히고 있다 이들은 요금 인상 후 이틀 동안이나 문을 닫고 당국의 처사에 반발을 했으며 수건과 비누 사용료를 40원에서 60원으로 50%나 올려 사실상 목욕요금은 1백90으로 오른 셈.

<중국음식 값>
우동·자장면 값은 밀가루 값 60%인상에 따라 다른 협정요금에 앞서 80원에서 1백10원으로 올랐으나 업자들은 1백50원으로 값을 올려줄 것을 요구하며 양을 반쯤 줄여 한입에 집어삼키면 빈 그릇만 남을 정도로 양이 적다.
특히 시낸 중심가 중화요리집에서는 그릇 당 1백50∼2백원씩 하는 특제 이외는 팔지 않아 값이 거의 1백%이상 오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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