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케이크·햄버거 '비만 친구' 말린 채소·얼린 과일 '웰빙 친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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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심심하거나 출출할 때 먹는 간식. 몸에 좋은 재료를 넣은 간식이라도 많이 먹으면 비만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새해를 맞아 건강한 식습관을 계획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두 번째 기획은 ‘간식을 바꿔라’다.

글=유희진 기자 사진=김현진 기자

서울 서초동에 사는 주부 이성희(35)씨는 간식과 야식을 자주 먹는다. 낮에는 아이들 간식을 준비하며 과자나 음료를, 밤에는 퇴근 후 돌아온 남편과 치킨과 빵을 먹었다. 1년 전부터 이씨의 간식량은 급격히 늘었다. 둘째 아이를 출산한 후 산후 우울증을 겪으면서 간식을 하루 3~4번씩 챙겨 먹은 것. 이씨는 1년 만에 5㎏이 쪘다.

고열량·저영양 식품 대부분 즐겨

적정량의 간식은 건강에 이롭다. 식사로 충분히 얻지 못한 영양소를 보충해준다. 끼니 사이에 간식을 먹으면 포만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 과식을 예방할 수 있다. 적은 양의 간식을 자주 섭취하면 급격한 혈당 상승도 막아준다.

 하지만 빵·과자·탄산음료·치킨 등 일반적으로 즐겨먹는 간식은 고열량·저영양 식품이 대부분이다. 햄버거(350㎉), 피자·케이크(300㎉), 라면(500㎉) 등 간식의 열량은 밥 한 공기 열량(300㎉)과 같거나 더 높은 편이다. 바른식습관연구소 김미리 소장은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다 소모되지 못하면 지방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건강한 간식을 선택하고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일 에너지 권장량의 10~15% 섭취해야

간식은 하루에 1~2회 먹는 것이 좋다. 식사 2~3시간 전에 섭취한다. 공복이 길어지면 다음 식사 때 과식할 수 있다. 배화여대 식품영양과 한명애 겸임교수는 “1일 에너지 권장량 중 10~15%를 간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성인 1일 에너지 권장량이 2000㎉다. 간식으로 200~300㎉를 섭취하는 게 좋다. 우유 1컵(125㎉), 사과 1/2개(70㎉), 딸기 20개(40㎉), 요구르트 1개(50㎉) 정도다. 5세 이하의 영유아 1일 에너지 권장량은 1400㎉다. 100~200㎉를 간식으로 보충한다. 치즈 1장(60㎉), 사과 1/4개(40㎉), 바나나 1개(85㎉), 딸기 10개(20㎉)를 챙긴다.

 덕성여대 식품영양학과 조윤옥 교수는 “한국인이 과잉 섭취하고 있는 영양소는 나트륨”이라며 “저나트륨 간식을 선택하고 연령별 부족한 영양소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급식관리지원센터 염마영 팀장이 제안한 연령별 맞춤 간식을 참고해보자. 성장기 어린이는 칼슘·비타민·무기질 성분이 필요하다. 시금치·부추·늙은 호박 등 녹황색 채소, 호두·잣 등 견과류가 어린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성인은 칼슘과 비타민D가 부족하다. 직장인들은 햇볕을 쬘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우유·치즈·사과·귤 등 유제품과 과일을 틈틈이 먹을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홈메이드 간식, 열량 낮고 포만감 높아

간식은 가급적 집에서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홈메이드 간식은 열량이 낮고 포만감은 높은 편이다.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영양 간식으로는 시리얼·견과류 강정, 과일주스, 말린 과일·채소 등이 대표적이다. 김미리 소장은 “말린 과일·채소는 바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고, 얼린 과일은 아이스크림에 비해 유지방이 적고 당도가 낮다”고 조언했다. 단, 말린 과일은 생과일에 비해 부피가 적다. 말린 사과 한 줌은 사과 1개가 아닌 2~3개 정도다. 한번에 많은 양의 간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가공식품을 살 때는 식품 포장 뒷면에 있는 ‘영양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한다. 영양성분표는 1회 제공량과 열량 순으로 본다. 1회 제공량은 한 봉지를 뜻한다. 포장지에 2회 제공량이라고 표시돼 있으면 두 봉지가 들어 있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발한 스마트폰 앱 ‘New 고열량·저영양 알림-e(애플,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다운로드하는 방법도 있다. ‘제품명 검색’ 또는 ‘바코드 인식’만으로 고열량·저영양 식품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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