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화큐셀 김동관의 '다보스 세일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다보스에 태양광시설을 기증한 건 아우디를 벤치마킹했어요.” 김동관(31·사진)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이 5년째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 출근도장을 찍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62) 회장의 장남인 그가 대외활동에 발 벗고 나선 것은 ‘태양광사업’ 때문이다.

 23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실장은 이번 다보스포럼 행사장에 태양광발전시설을 기증했다. 매년 다보스를 찾다 보니 행사장을 오고 가는 차량에 눈길이 갔다. 대부분이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인 아우디의 차량이었다. 그는 “아우디가 탄소배출량을 강조하고, 탄소배출량이 일정 수준 넘어서는 차량은 다보스 행사장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아우디 외에는 거의 모든 차량이 다보스에 못 들어오는 실정이 됐다”고 말했다. “명분도 좋은 데다 글로벌 홍보를 하는 세계 각국의 리더들이 이 때문에 아우디를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만든 것을 보고 (기부) 아이디어를 냈다”고 밝혔다.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장소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상징적으로 설치하는 게 포럼의 취지와 맞는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는 “전략적 파트너로 기부할 테니 포럼에서 받아 달라고 요청해 기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보스에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53차례 면담하고, 62번의 세션에 참가하면서 한화의 태양광사업을 알렸다.

 김 실장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2010년 한화에 입사했다. 부친인 김 회장이 신(新)성장동력으로 ‘태양광사업’을 손꼽으면서 2011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 자격으로 태양광사업을 전담하기 시작했다. 2012년 세계 1위의 태양광업체인 독일의 큐셀이 부도를 맞게 되자 김 실장은 이 회사를 인수해 현재의 ‘한화큐셀’로 변모시켰다. 김 실장은 “어떻게 하면 한화솔라원을 차별화해 세계적 업체로 치고 나갈 수 있을까 고심하던 중에 큐셀을 인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엔 한화큐셀의 정상화 작업을 위해 한화솔라원에서 적을 옮겨 왔다.

김현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