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로 본 강남] 강남 사는 주택담보대출자, 평균 2억1600만원 빌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주택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은 강남구 주민은 건당 평균 2억1600만원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연구원이 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4만5464건을 분석한 결과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건당 대출 규모가 2억원을 넘은 곳은 강남구가 유일했다. 서초구와 송파구가 각각 1억9600만원, 1억48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평균은 1억1900만원이었다. 이 연구를 한 서울연구원 김진 박사는 “강남3구 대출금액이 높은 것은 부동산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대출금액은 강남3구 소득수준을 감안할 때 적절한 수준일까.

 은행이 파악한 대출자 연소득은 강남구와 서초구가 각각 7140만원, 7030만원으로 25개 자치구 중 1, 2위였다. 송파구(5140만원) 역시 서울시 평균(4030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강남구의 총부채상환비츌(DTI·연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2.3%로, 한도 50%보다는 낮지만 서울에서 용산구(43.9%) 다음으로 높았다. 서초구 DTI는 38%로 서울시 평균(30.7%)보다 높았고, 송파구(31.7%)는 평균 수준이었다.

 불경기 지속으로 소득이 줄어 ‘깡통주택’이 속출할 위험성은 없을까. 그러나 서울연구원 측은 “이 지역은 담보로 잡힌 주택 감정가가 높아 그럴 위험은 낮다”고 봤다. 감정가 평균은 강남구가 11억원, 서초구 9억8200만원으로 1,2위였다. 송파구는 6억7500만원으로 용산구(7억4400만원)에 이어 4위였다(서울시 평균은 4억8200만원). 자산 담보가치 대비 대출 규모 비율(LTV)로 따지면 강남구가 34.1%, 서초구가 35.6%, 송파구가 37.6%였다. 모두 서울시 평균(43.9%)보다 낮다.

 주택가격과 소득이 높아서인지 강남3구 주민은 대출 금리를 낮게 적용 받았다. 강남·서초구가 4.4%, 송파구가 4.5%로 서울시 평균(4.6%)보다 낮았다.

 서울연구원 김 박사는 “강남3구는 부채 상환에 쓰는 돈은 많지만 담보 가치에 비해 대출 규모가 적은 데다 대출자 신용 등급도 높다”며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