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변동 가격제 채택|OPEC 경제위-서방 인플레 율과 슬라이딩 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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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 수출국 기구 (OPEC) 경제위가 원유 공급 가격 체계를 현행 고정 가격제에서 주요 선진국의 인플레와 연결, 변동시키는 변동 가격제를 채택키로 함으로써 석유 가격 및 공급 체계에 새로운 변혁을 맞을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으며 그 영향은 한국에도 미쳐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OPEC 경제위의 결정은 14일 리비아의 트리폴리에서 열리는 본회의의 결정을 보아야 확정될 것이나 원유 공급 가격의 현실화를 기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뜻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즉 현 단계에서는 3월말까지 현재 공시 가격을 그대로 적용할 것이지만 변동 가격제가 채택될 경우 금년에 예상되는 인플레 가속화 경향을 전제로 할때 결국 원유 수급의 안정적인 예측을 어렵게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변동 가격제 실현으로 최근 산유국이 일방적으로 결정 통고하던 원유 가격이 OECD (경제 협력 개발 구조) 가맹국과의 인플레 진행 과정 협의를 거치는 2국간 협정으로 바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즉 주요국의 국내 인플레와 슬라이드 되는 가격 체계가 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일괄적인 공시가는 무의미하게 되는 것이며 산유국의 수입을 보장하는 시장 가격도 따라서 연동되는 것이다.
변동 가격제의 시행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현재 산유국과 주요 소비국간에 맺어진 제네바 협정에 따르면 OECD 11개 회원국의 환율 변동폭을 매달 체크하여 이를 공시가에 반영토록 하는 내용이 있는 것에 비추어 원유 가격을 매달 물가 등락을 여하에 따라 정기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산유국의 산유 회사 대주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에 의해 산유국 측의 직판 비율 (DD판매)도 증가할 것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구상으로 산유국은 메이저가 공동 투자하는 별도의 독립 법인으로 판매 회사를 설립 또는 메어저가 산유국에서 다시 사들이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같은 원유 가격·판매 방식의 변동은 한국과 같은 개발도상국에도 크게 영향을 미쳐, 4월 이후에는 원유 가격 변동에 따른 국내 석유류 정책 조정이 수시로 필요하게 될 소지를 남겨 놓고 있다. 【빈=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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