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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마 관계 개선 길러준 메뚜기 떼|중공, 임표와 공자 닮은 점 8가지|닉슨의 불면증 소문 나들아…기자 회견서도 떠들썩|반일 데모 이용 정적 공격, 인니 수미트로 대장 해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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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밤중에 피아노 치고 피로의 빛도 역력해>
닉슨 미대통령이 요즈음 불면증에 걸렸다는 풍문이 지난 28일에 있었던 백악관 정기 기자 회견 때 터져 나왔다.
『대통령이 최근 불면증에 걸렸다는 풍문이 정가에 나도는데 사실이냐』는 기자 질문에 워런 백악관 부대변인은『대통령과 함께 자지 않아 정확히 모르지만 그럴 리는 없을 것』이라고 정색을 하며 부인했다는 것.
이어 닉슨의 부인 패트 여사도 백악관 파티 석상에서 똑같은 질문을 받자『잠을 많이 자진 않지만 일단 잠들면 숙면을 취해요. 물론 전화가 걸려와 잠을 깨는 때도 있긴 있어요』라고 대답했다고.
『닉슨 대통령이 패트 여사와 잠자리를 따로 하고 있다』, 『한밤에 자다 일어나 피아노를 친다』『항상 노란색 메모지를 갖고 있다가 밤중에 생각나는 일이 있으면 무엇인가를 적는다』는 등 닉슨 불면증과 관련된 소문들은 최근 그를 만나본 사람들이 닉슨의 표정에 피로의 빛이 역력하다고 입을 모아 말 한데서 나온 것 같다.

<메뚜기 떼 박멸 위해 양국 청장 회담 열어>
71년 전쟁이래 국교가 단절되어 쌍방 군대가 엄중한 대치를 하고 있는 인도·파키스탄 국경지방에 최근 메뚜기 떼가 몰려와 쌍방간에 대화의 다리를 놓아주었다.
1억 마리씩 떼지은 메뚜기 떼가 지난가을부터 인·파 국경지대에 몰려와 하루 3백t 이상의 식량을 갉아먹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기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 당국자들에게 커다란 위험을 안겨줬던 것.
이에 영국의 메뚜기 박멸청 청장이 지난 12월 로마에서 유엔 중재 하에 회담을 열고 박멸작업을 공동으로 벌이기로 합의, 양국 혼성팀이 2만 2천 갤런의 구충제를 국경 지방에 살포. 메뚜기 떼가 모두 박멸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이 공동작업이 바탕이 되어 양국간의 관계 개선이 이룩될 것으로 보인다고.

<공자 비판 운동 표적 주가 아님이 드러나>
중공에서 작년 8월부터 공자비판 선풍이 불자 서방 업저버들은 주은래 실각의 전조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관측해 왔는데 26일자 인민일보가 1면 톱으로『임표는·제2의 공자』란 표제를 달아 임을 공격함으로써 공자 비판 운동의 표적은 주가 아니었음을 명백히 해주었다.
북경의 청화대학 학습반이 공동 집필한 이 논문에 의하면 임표와 공자의 닮은 점은 무려 8가지.
군중을 무시하고 생이지기(나면서부터 모든 것을 안다)의 천재론을 지적한 것, 중용을 내세워 마르크스주의의 투쟁철학을 업신여긴 것, 육체 노동보다 정신노동을 높이 평가한 것 등등…. 그러나 논죄된 것 가운데 가장 걸작은 제8항으로 임은 어린아이들에게 공자의 학설을 교육, 「임씨 세습왕조」까지 꾸미려 했었다는 것이었다.

<데모 진압에 미온적>
인도네시아의 제2인자였던 치안질서회복 사령관 수미트로 대장이 28일 수하르토 대통령에 의해 전격 해임된 것은 다나까 일본수상의 인도 방문 때 일어났던 학생 데모를 진압하는데 있어 자신의 정치적 잇속 때문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미트로 대장은 데모의 성격이 반일에서 반정부적인 것으로 변하고 공격 목표가 그의 정적들인 수하르트 대통령의 보좌관들에게 모아지자 차제에 대통령 보좌관들의 세력을 꺾고 자기의 정치적 기반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 고의로 데모 진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비난을 받아왔으며 심지어는 데모대의 공격목표가 대통령 보좌관들에게 집중되도록 유도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었다. 수하르트 대통령은 수미트로 장군의 거세와 함께 대통령 보좌관실도 아예 폐쇄하고 인니에 대한 일본 경제 진출의 파이플라인 역을 맡았다고 데모 군중의 지탄을 받은 후마르다니 소장도 해임.

<웨스트멀런드 주지사 출마설 파다>
주월 미군 사령관과 미 육군 참모총장을 지내고 얼마 전 퇴역, 지금은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정부의 경제담당 고문으로 있는 윌리엄·C·웨스트멀런드(59)장군이 곧 있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식.
웨스트멀런드의 인기가 좋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밝혀지자 공화·미주 양당은 웨스트멀런드를 서로 자당 후보로 영입하기 위해 맹렬한 막후 교섭을 벌이고 있는데….
늦어도 2월까지는 정당을 택하고 주지사 출마여부를 밝힐 예정인 웨스트멀런드 자신은『나는 정치의 ABC도 모르는 사람이다.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하려 한다』고 초연한 표정을 짓곤 있으나 그의 출마는 확실하다는 게 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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