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뚝→체온 뚝→혈관수축 … 근육·혈관·관절에 이상 신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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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추위가 지속되면서 한파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파 스트레스는 신체가 추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증상을 말한다. 체온 저하로 인한 신체 반응이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두통·근육통·바이러스 질환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보온에 신경 쓰고 면역력을 높이면 예방이 가능하다.

한파 스트레스는 우선 두통을 부를 수 있다. 머리는 외부에 노출돼 기온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과 피부가 수축돼 혈액 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목 근육이 당겨지면서 두통이 생긴다. 예방하려면 모자를 쓰거나 귀마개로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는 “노약자나 어린이는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 가능한 한 외출을 피하고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며 “새벽엔 기온이 크게 떨어져 있어 새벽 운동을 즐기는 사람은 위급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소 심장병·뇌졸중 등 혈관 질환을 갖고 있다면 한파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다. 추위로 인해 뇌·심장 혈관이 좁아지면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혈관 질환이 발생 또는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파가 며칠 이어지면 심·뇌혈관질환 사망률이 함께 오른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한파는 안면홍조도 곧잘 유발한다. 안면홍조는 기온 차이가 주원인이다. 체온이 떨어져 수축된 혈관이 체온이 높아지면서 확장돼 혈류량이 늘면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다. 이때 혈관이 느리게 수축되면 붉어진 안색이 오래간다.

기온이 떨어지면 근육통도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뒷목이나 어깨 부위가 자주 결린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의 근육들이 수축·경직된다. 그러면서 소위 ‘담’이라고 부르는 근육통이 생긴다. 추위로 인해 신체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도 근육통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예방하려면 목도리나 머플러로 목을 따뜻하게 감싸줘야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유익하다.

겨울철엔 신체에 가해진 작은 충격이 관절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몸이 경직돼 외부 충격이 그대로 전달돼 디스크나 관절이 손상되기 쉬워서다.

기존에 앓던 관절질환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뼈나 인대가 척추신경을 누르는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 기온이 떨어지면 증상이 악화된다. 관절과 인대가 수축해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아픈 부위를 따뜻하게 보온하면 증상이 개선된다.

독감이나 감기 등 바이러스성 질환은 기온이 내려가면 기승을 부린다. 기온이 낮으면 독감(인플루엔자)이나 감기(라이노) 바이러스는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는 반면 신체 면역력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은 4~5배 저하된다. 겨울에 감기나 독감에 잘 걸리는 것은 그래서다.

심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선 감기에 걸려도 잘 낫지 않고 각종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며 “감기가 폐렴이나 결핵 같은 질환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실내외의 심한 온도 차이도 면역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급격한 환경 변화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실내외의 온도 차를 10도 이내로 조절하고 습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한석영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기자 s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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