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담화 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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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나는 오늘 우리 헌정의 기본과 국가의 안전 보장을 공고히 하기 위하여 만부득이 헌법 절차에 따라 긴급 조치를 선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음을 국민 여러분께 알려 드리면서 유신 과업에 더욱 정진할 것을 당부하고자 합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특히 국제 경제가 몰고 와 거센 풍랑 그리고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각종 도발 행위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조국의 현실은 그야말로 백척간두에 처해 있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같은 준엄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민족의 생존권을 수호하고 번영과 평화 통일의 기틀을 굳게 다져 나가기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먼저 확고한 정치적 및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력을 착실하게 배양하고 이를 또한 알차게 조직화 해나가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당면한 국가 목표입니다. 그리고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유신 체제를 튼튼히 유지 발전시켜 나가는 것뿐이라는 것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행히도 우리 국민의 절대 다수는 지난번 1972년 11윌21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헌법 개정안에 대하여 절대적 지지와 찬성을 표시함으로써 이를 확정하고 전 국민적 정당성에 기초한 헌법 질서에 입각하여 유신 체제를 확립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같이 이 슬기롭고 용기 있는 국민적 선택에 따라 비 능률과 낭비를 제거하면서 국력 배양의 길을 착실히 전진해 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국가적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직까지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혀 있는 일부 인사들과 불순분자들은 작년 말부터 부질없는 회동과 악의적인 유언비어를 유포시키면서 사회 혼란을 조성하여 헌정 질서인 유신 체제를 부정하고 이를 전복하려 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다름 아닌 유신 체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전국민적 정당성에 대한 도전이요, 국가의 기본 질서와 안전 보호를 위태롭게 하는 중대한 위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년 12월 26일에는 국방 총리가, 그리고 뒤이어 12월 29일에는 내가 직접 현 유신 체제를 부정하고 이를 전복하려는 일체의 언동과 이른바 개헌 청원 지석을 인각 중지할 것을 엄중히 충고한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정부의 거듭된 설득과 자제 촉구를 끝내 외면하고 반 유신적 언동을 계속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작년에 이르러서는 도리어 국민 대중의 눈을 속이기 위해 지하로 숨어들어 음성적이고도 지능적인 위계 수법으로 불온한 활동을 계속하면서 동조 세력을 증대하는데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활동을 그대로 방치하면 국가의 안전 보장과 공공의 안녕 질서가 중대한 위협을 받게 될 우려가 있어,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만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불행한 사태에까지 이르고 말았습니다.
나는 이 같은 중대한 국면에 처해서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막중한 실권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하여 부득사 헌법 제53조 및 제66조 규정에 따라 국무회의의 번의를 거쳐 이번 긴급조치를 선포하게 된 것입니다.
이 긴급조치는 유신체제에 도전하고 그 진중을 기도하며 사회질서의 혼란을 조장함으로써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태롭게하고 있는 일체의 경거망동을 발본색원코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안정과 번영을 바라면서 자기의 신분과 생업에 충실하고 있는 모든 국민들의 사회활동에는 아무런 영향과 추 의 위축도 미치지 않을것이며 오히려 국민각자가 마음놓고 국력배양에 관여할 수 있도록 적극 보호 지원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정부는 국민적 정당성에 대한 여하한 도전도 이를 단호히 물리치고 국론의 분열을 방지하여 국민총화의 기틀을 더욱 확고히 다져나아갈 것입니다.
나는 지금 헌법절차에 따라 이상과 같은 목적과 취지에서 긴급조치를 선포하면서 국민 여러분에게 다시금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고자 합니다.
국민여러분!
우리가 국력을 배양하고 민족의 활로를 개척할 수있는 유일한 길은 여러분들이 이미 선택 결정한바 그대로 오직 유신체제를 튼튼히 유지 발전시키고 유신과업에 계속 정진하는 것뿐입니다.
우리 모두 일치단결하여 반유신적 요소를 과감히 제거하고 유신의 길을 더욱 힘차게 매진해 나아갑시다.
1974년 1월8일
대통령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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