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내외의 충격 속…주요품목 수급전망|원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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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석유파동 덕분에 지금은 뒷전에 밀려나 있기는 하나 원목사정도 그 심각함이 뒤지지 않는다.
석유와 함께 자원「내셔널리즘」의 2대 무기가 되어 온 원목사정은 이미 오래 전부터 그 어려움이 예견되고 표출되어 온바 있어 작금의 세계적인 원자재품귀 소동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문제가 되어 오던 부문이다.
원목에 관한 한 애로는 석유와 마찬가지로 물량·가격 양면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우선 물량 면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자원보유국의 각종 반출제한 조처가 강화되고 있어 공급「사이드」의 압력이 가중되어 왔으며 이같은 경향은 새해 들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주요수입선인「인도네시아」「말레이지아」「필리핀」등의 원목수출규제는 최근의 자원품귀 소동을 계기로 더욱 본격화하고 있다.
예컨대「말레이지아」「자바」주의 경우 73년 중에만도 5억5천「말레이지아·달러」의 원목을 수출하고 있으나 벌채후의 부작용과 목재관련산업 부진, 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74년부터는 강력한 수출규제를 실시할 계획이며「필리핀」정부도 73년7월이래 원목수출 통제를 실시 76년에는 원목수출을 완전 금지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수출량을 우선 20% 감축했다.
이같은 공급 면의 압박이외에도 수요측면에서는 계속 증가세가 학대, 지속되고 있다.
원목의 세계소비증가율은 60∼65년의 5.3%,에서 65∼70년에는 6.1%로 늘어났으며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들의 소비증가가 더욱 현저했다.
60년대에 세계원목수요의 43.8%를 차지했던 개발도상국 비중이 70년대에는 48.2%로 늘어나 선진국의 연평균 0.9% 증가에 비해 개발도상국은 2.9%의 높은 신장율을 보이고 있다.
물량면의 이같은 수급불균형보다도 더욱 심각한 것은 국내합판제조원가의 75%를 차지하는 원목가격의 추세이다.
65년이래 연5%선 이내의 등락 폭을 유지해 온 원목수입가가 73년에는 유례없이 2배로 뛰어올라 72년의 입방m당 43불이 73년12월에는 98불로 오르는 이변을 보이고 있다. 수송사정여하에 따라서는 새해에도 더 오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같은 물량수급·가격 면에서의 애로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합판수요는 급격한 변화가 올 것 같지는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다만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여파가 주택경기에까지 미칠 경우 약간의 기복은 예상되나 총체적으로는 3억불 정도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올해 실적 2억7천5백만「달러」에 비해 10%정도 늘어난 액수이나 역시 관건은 원목사정보다는 유류파동의 귀추에 달려 있는 것 같다.
합판 공협의 추산으로는 5%의 석유감량이 지속될 경우 20%의 감산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에도 그동안의 시설능력 확장을 고려하면 수출목표 달성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다.
문제는 생산자체보다 전적으로 외국선박에 의존하고 있는 수출합판수송선의 확보나 원목수송선의 확보가 더욱 시급한 과제로 되고 있다. 현재 당국과 유류 대책을 협의중이나 새해 들어 유류난이 가중될 경우 원목의 적기공급 차질의 우려가 없지 않다.
업계관계자들은 새해 원목수요량을 올해의 3밴30만 입방m보다 50만 입방m 늘린 3백80만 입방m로 추산하고 있는데 유류난에 따른 수송면의 애로만 극복되면 전량확보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가격 면의 압박이 현재보다 더욱 커질 경우 국제경쟁력, 특히 원목보유국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크게 불리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므로 비축제도의 확대가 시급한 실정이다.
장기적인 원목확보를 위해 현재 몇 개 대 수요회사가 개별적으로 직원을 파견, 개발수입체제의 모색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은 조사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경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문으로 남아 있다. <김영하 기자>

<나의 견해>개발 수입 위해 자금지원을|합판공업시설 고도화 필요|양우석<합판공협전무>
물자부족시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첫째 합판공업의 성격이 지금까지의 단순한 1차 가공단계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고 가공단계로 고도화되어야 하며 둘째 폐재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과 미이용 수종의 가공기술 개발이 추진되어야 하고 세째 원목개발수입체제의 확립을 위해서 저금리(6%선)의 선급자금제도의 확립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합판업계의 좁은 이윤 폭을 고려할 때 12%의 수출입은행 자금은 이자부담이·과중하다. 막대한 자금수요에 비추어 정부지원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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