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외화편중의 연말연시 극장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년중 극장가가 이른바 대목으로 꼽는 것은 추석과 구정, 그리고 연말연시이다. 이 가운데서 구정과 연말연시는 계절적으로 가장 추운 때이므로 추석의 흥행에는 못 미치게 마련이지만 연말연시의「프로」를 잘 선정하면 구정 때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잇점이 있기 때문에 연말연시의「프로」선택에는 극장이나 영화사가 몹시 신중을 기한다.
이번 연말연시에는 서울시내의 경우 모두 10개의 개봉극장에서 9편의 영화가 선을 보인다. 이들 9편의 영화가운데 7편이 외화로서 외화편중경향을 강하게 드러냈고 단 1편만이 순수한 국산영화, 그리고 나머지 1편은 한·중 합작영화이다. 이중「리바이벌」영화는『무기여 잘있거라』『물망초』등 2편으로 금년 한햇동안 극장가를. 휩쓸었던「리바이벌·붐』은 다소 고개를 숙인 느낌을 주고 있지만 신작영화의 대부분이 철저한 흥미위주의 오락영화라는데서 문젯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흥행성 높은 외화들 가운데서도 유일한 국산영화『증언』은 국산영화「팬」들의 갈증을 얼마쯤 풀어줄 듯. 영화법 개정으로 활동을 시작한 영화진흥공사의 총력을 기울인 첫 작품이며 한국영화사상 최대규모의 대작 영화이기 때문이다. 연 촬영일수 1백74일, 등장인원 연20만명, 총 제작비 1억원에 달하는 이 영화는 특히 한강교·낙동강교 폭파「신」등을 정밀한 특수촬영으로 처리, 전쟁영화로서의 시각적 효과를 최대한 살리고 있을 뿐 아니라「휴먼·드라마」로서의 구실도 겸해 외화관객을 상당히 흡수할 전망이다.
외화가운데서 다소의 예술적 가치를 지닌 영화는「헤밍웨이」원작의『무기여 잘있거라』『물망초』정도지만 이 두 편의영화는 모두「리바이벌」영화라는 약점을 지니고 있어『용쟁호투』『신디케이트』정도가 선두다툼을 벌일 것 같다.
『용쟁호투』는 지난 9월 변사한「홍콩」의「액션·스타」이소룡의 대표작이란 점에서 『신디케이트』는『대부』가「붐」을 일으킨「마피아」영화의 결정판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흥행효과를 노리고 있는데 특히『신디케이트』는 형사로 분한 화제의「스타」「찰즈·브론슨」을 앞장세워『대부』『바라키』는『신디케이트』의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한편『007죽느냐 사느냐』는 007의 퇴조기미에도 불구하고 3대「제임즈·본드」「로저·무어」를 신무기로, 『엘빌라』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스웨덴」영화라는 잇점과 함께「칸느」는 영화제 여우주연상수상의「피아·테겔말크」를 선전 도구로 하여 앞서의 두 영화를 위협하고 있으며『아마조네스』는 거대한 여성들이 다수 등장, 눈요기가 돼 줌으로써 역시 흥행 면에서 만만치가 않다. 극장별 연말연시「프로」는 다음과 같다.
◇국도=증언 ◇아세아=용쟁호투 ◇단성사=007죽느냐 사느냐 ◇대한=무기여 잘있거라 ◇국제=용쟁호투 ◇명보=신디케이트 ◇스카라=여감방 ◇중앙=엘빌라 ◇피카딜리=아바조네스 ◇허리우드=물망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