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왕비, 타고르 … 한·인도 2000년 인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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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5~18일 국빈방문하는 인도는 한국과 2000년이 넘는 인연을 맺고 있는 나라다. 한국의 고대 문화를 꽃피운 가락국(금관가야)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왕비가 고대 인도의 아유타국(지금의 아요디아 지역으로 추정) 공주 허황옥(許黃玉)으로 전해지고 있다. 허왕후의 설화는 고대 가야의 철기문화가 어떻게 전래됐는지 연구하기 위한 중요한 연구 대목으로도 꼽힌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허황옥은 서기 48년 7월 김해 남쪽 해안에 도착했다. 이후 김수로왕과 결혼해 10명의 왕자와 2명의 공주를 낳았다. 이 중 둘째·셋째 아들에게 허씨 성을 줬다. 현재 회원이 500만 명이 넘는 ‘가락종친회’에는 허씨가 포함돼 있다. 가락종친회는 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부인 김윤옥 여사를 종친으로 소개하고 있다. 김 여사가 2010년 이 전 대통령과 함께 인도를 순방했을 때 이 인연이 부각되기도 했다.

 한국의 전통문화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불교 문화도 인도와 떼놓을 수 없다. 한국에 불교가 처음 소개된 건 고구려 소수림왕 2년 때인 서기 372년이다. 불교는 백제와 신라로 전파돼 고대 한국 문화에 인도 문화가 끼친 영향이 크다. 최근 여행가 한비야, 시인 류시화의 인도 여행기가 인기를 끈 적이 있는데, 신라의 승려 혜초는 이보다 1300여 년 빠른 때에 인도를 순례한 뒤 727년(성덕왕 26년) 『왕오천축국전』을 쓰기도 했다.

 인도는 한국처럼 식민지로서 아픔을 겪었다.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는 1929년 동아일보에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는 내용의 시 ‘동방의 등불’을 지어 보내 일제 식민치하에서 독립을 위해 싸우는 한민족에게 힘을 북돋아주기도 했다. 인도는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와 인디라 간디 총리로 이어지는 부녀 총리를 배출한 적도 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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