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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웨이 창립 150주년 자축 파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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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대명사'로 통하는 스타인웨이(Steinway & Sons)가 지난 5일 1백50회 생일을 맞았다.

독일 태생 하인리히 스타인베크(1797~1871)가 1853년 3월 5일 뉴욕에 창립한 피아노 제조회사가 만드는 이 명품 피아노는 영롱한 음색을 앞세워 세계 유명 공연장의 필수 악기가 됐다. 스타인웨이사는 뜻깊은 창사 1백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이다.

우선 한정 판매용 그랜드 피아노를 2종 제작했다. 독일 함부르크 태생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65)가 사각형 다리와 의자를 채택해 디자인한 이 특별한 피아노는 검정과 빨강이 조화를 이룬 일본의 보석 상자에서 힌트를 얻었다.

폴란드 피아니스트 얀 파데레프스키(1860~1941)가 1891년 미국 순회공연에서 사용한 후 현재 워싱턴 미국사 박물관에 소장된 그랜드 피아노도 복원 제작한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스타인웨이 피아노 찾기 행사도 벌어진다. 일련번호로 최고(最古)임이 확인된 피아노의 소유자에게는 신형 그랜드 피아노나 그와 똑같은 피아노를 복원해 만들어 준다.

오는 6월 5~7일에는 뉴욕 카네기홀에서 1백50주년 기념공연도 연다. 이 콘서트에는 아트 가펑클.허비 행콕.벤 헤프너.아마드 야말.럼제이 루이스.랜디 뉴먼.에로이카 트리오.로저 윌리엄스 등 유명 음악인들이 출연해 클래식.팝.재즈를 들려줄 예정이다.

뉴욕주 아스토리아와 함부르크 공장에서 지난 1백50년간 56만대 이상의 그랜드 피아노를 생산해온 스타인웨이의 명성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8천여개의 부품이 소요되는 정밀기계인 피아노의 품질 향상을 위해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무려 1백28종의 특허를 따냈다.

1875년 선택형 지속음 페달을 개발했고, 1972년 이중 공명현을 발명해 높은 음역에서 밝고 화려한 소리를 내게 했다. 최근엔 피아노 건반의 높이를 조절하는 장치로 특허를 냈다.

스타인웨이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할인 행사를 하지 않는 대신 뉴욕타임스 등에 대형 광고를 꾸준히 게재해 고급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덕분에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거의 대부분의 피아니스트들이 이 악기를 연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프레드 브렌델.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등 피아니스트 뿐만 아니라 빌리 조엘.해리 코닉 주니어. 다이애나 크롤 등 팝 가수들도 무대 위에서 스타인웨이를 고집한다. 클리블랜드 음악원.커티스 음악원.줄리아드 음악원 등에서도 스타인웨이 피아노만 사용한다.

캐비닛 제조업자였던 창업자 스타인베크가 1850년 이름까지 미국식으로 바꾸면서 이민갔던 당시의 꿈이 이뤄진 셈이다.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헨리 스타인웨이(87)는 창업자의 손자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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