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중한 임전…수비중점 속공|내일 한·호 축구 결전…양「팀」의 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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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 축구의 명운을 건「뮌헨·월드·컵」축구「아시아」최종 예선 한·호 2차전이 10일하오3시 서울 운동장에서 거행된다. 지난 10월28일 호주「시드니」에서의 1차전 때 한국이 선전 감투, 0-0으로 비기자 한국은 내년「뮌헨·월드·컵」축구 본 대회에의 출전권을 얻은 것만큼이나 기뻐했다. 이는 우리가 크게 지리라고 예상했었던 대 호주 1차전에서 잘 싸웠기 때문으로 누구나가 의심 없이 기뻐했던 공감의 순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10일의 대전을 하루 앞두고 한국선수단 주변에는 낙관만이 아닌 신중론이 대두되어 한껏 긴장하고 있다.
민병대 감독은 지난 1차전을 0-0으로 비겨놓고 서울에서의 2차전은 꼭 승리를 위한 작전을 쓰겠다고 말한바 있다. 이는 득점을 위해 수비중심의 포진이 아니라 정상적인 공격포진을 펴거나「올·어택」으로 승리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시일이 흐름으로써「코칭·스탭」의 작전구상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 1차전과 거의 같이「스타팅·멤버」도 거의 바뀌지 않으리라는 얘기다.
1차전 때와 비교한다면 기후·음식은 말할 것도 없고 선수들의「컨디션」도 유기흥·박리천이 완쾌되어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깝다는 것이 민 감독의 말이다.
이 같은 여건 속에 정신무장을 단단히 한다면 질 까닭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축구는 상대적이고 의외성이 강하기 때문에 우리의「플레이」로만 승부가 판가름 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1차전은 우리가 잘 싸운 것이지만 호주의 입장에서 볼 때는 최악의 나쁜「플레이」였다.
만약 호주가 1차전 때와 같은 저조한「플레이」로 나온다면 한국의 승리가 낙관시 될는지 몰라도 평상시의「페이스」를 지켜 선전한다면 결과는 달라질는지 모른다.
때문에 한국의「코칭·스탭」은 이 같은 점에 유의, 호주의 예공을 경계하면서 1차전 때와는 달리「스피드」를 살려 속공을 벌여 보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
이렇게 되면 공격진의 1부 변경이 나와 김재한이 다른 돌파력이 좋은 선수로 바뀔 수도 있고 1차전 때와 같이 차범근이「링커」를 겸한 공격선수가 아니라 주무기로 사용되기 위해 최전방에 나오는 등 일부 작전의 변경도 올 것 같다.
이 같은 작전의 세부적인 것은 막상「게임」을 맞아 임기응변적으로 바뀔 수 있어도 한국의 작전은 1차전 때와 대동소이한 신중론으로 나와 1「골」차로 승부를 가릴 속셈이다.
한편 한국보다 더욱 초조하게 작전을 구상하고 있는 것은 호주의「코칭·스탭」이다. 「레이식」「코치」는 6일 도착한 즉시 기자들의 질문에 1차전 때의 선수들을 그대로 기용하되 그 때보다 더 적공을 벌여「홍콩」에서의 3차전을 하지 않고 2차전에서 승부를 내겠다고 말했다.
힘에 넘친「유럽」형의 특성을 지닌 것이 호주의 축구이고 그들 나름대로 생각할 때 자기네보다 수준이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는 한국을 맞아 그들이「올·디펜스」를 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들은『공격이 최대의 방어다』라고 믿고있는「팀」중의 하나이며 1차전을 0-0으로 비겼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지 득점을 해 승리를 노릴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2차전을 무승부로 기록한다면 다시 모든 여건을 봐 결코 그들에게 불리하지 않는「홍콩」에서의 3차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1차전과 같이 수비의 허를 찔리면서 무리한 공격은 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점으로 본다면 10일의 2차전은 우리의 수비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속공을 벌이는 신중한 작전과 공격적이면서도 수비의 허를 찔리지 않으려는 호주의 작전이 펼쳐져 3만여 관중들을 흥분시킬 것 같다. <윤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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