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생대추 먹으면 온기 솔솔 … 호박죽도 따뜻한 성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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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한(小寒)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는 속담처럼 올해도 소한(5일)이 지나자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수은주가 영하로 곤두박질칠 때 먹어도 몸에서 열이 나게 하는 식품이 있다. 이런 식품은 추위 탈출은 물론 겨울철 부상·낙상 예방(몸이 부드러워져), 다이어트(신진대사가 활발해져)에도 유익하다.

의학과 영양학자들은 몸을 데워주는 식품 리스트를 갖고 있지 않다. 한의학만이 식품을 온열성(溫熱性)·평성(平性)·한량성(寒凉性)으로 분류한다. 몸을 데워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온열성, 몸을 차게 하는 것이 한량성, 성질이 차지도 덥지도 않은 것이 평성이다. 한방에서 식품 성질을 분류할 때 주로 섭취하는 온도는 고려하지 않는다. 귤은 차갑게 먹어도 온열성, 녹차는 뜨거워도 한량성이다.

추위 극복에 이로운 대표 식품은 생강이다.

강동경희대병원 고창남 한방병원장은 “매운 생강을 먹으면 몸에서 땀이 나고 서너 시간은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다”며 “유난히 추위를 잘 타거나 감기 기운이 있거나 찬 데서 음식을 먹으면 잘 체하는 사람에게 생강차를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얇게 저민 생강을 설탕·꿀에 재웠다가 뜨거운 물에 우려내면 생강차가 완성된다. 생강은 평소 몸에 열이 많거나 땀이 잘 나지 않거나 혈압이 높거나 불면증이 있는 사람에겐 추천되지 않는다. 생강과 ‘찰떡궁합’인 계피도 성질이 따뜻하다.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내과 김영철 교수는 “계피차는 체열을 보전하고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손발을 따뜻하게 한다”며 “계피가 든 수정과도 마실 때는 시원하지만 체내에 들어가선 몸을 데워준다”고 설명했다. 뜨거운 물에 2∼3g의 계핏가루를 타면 계피차가 만들어진다.

매운맛 식품인 고추·마늘도 몸을 데워준다. 고추를 먹으면 강추위에도 땀이 난다.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 덕분이다.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 마시면 몸에서 땀이 나면서 감기가 뚝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지만 의료계에선 그 효과에 대해 부정적이다. 고추가 방한(防寒) 용도로 쓰인 것은 오래됐다. 겨울에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의 복대(腹帶) 안과 겹버선 사이에 고추를 넣었다. 그래야 피가 잘 통해 동상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어서다.

파·마늘·부추는 채소 중 가장 따뜻한 성질을 지녔다. 셋 다 알리신 등 매운맛 성분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 몸을 따뜻하게 한다.

과일은 대부분 성질이 차다. 대추·유자·사과·귤 정도가 예외적으로 성질이 따뜻한 과일이다. 생대추를 먹으면 몸에서 열이 난다. 귤은 차게 보이는 외양과 달리 속에 온기를 품고 있다.

겨울엔 당근·양파 수프를 꾸준히 먹는 것도 좋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는 “당근처럼 색깔이 붉거나 마늘·양파·유황오리처럼 황(黃) 성분을 포함하는 식품이 몸을 데워준다”며 “뿌리채소 중 마는 몸을 따뜻하게 하지만 연근·우엉은 성질이 차갑다”고 조언했다.

호박도 성질이 따뜻하다. 선조들이 겨울 별미로 호박죽을 즐긴 것은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활의 지혜다.

생강차·계피차 외에 진피차·황기차·인삼차·유자차·모과차·구기자차·우슬차 등도 추위로 잔뜩 움츠러진 어깨를 펴게 하고 손발을 따뜻하게 해 수족냉증에 걸린 ‘얼음공주’에게 이롭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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