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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위드미 점주에 수익 90% 이상 돌려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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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정용진(46)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7일 10년간 31조원 투자, 17만 명 고용을 골자로 한 그룹의 ‘10년 비전’을 공개하면서 정작 가장 공들였던 내용 하나를 뺀 것으로 9일 확인됐다. 편의점 ‘위드미(With Me)’ 인수와 관련한 청사진이었다. 그는 전략사업을 담당하는 임원들에게 “더 심혈을 기울여라”라는 주문과 함께 장기비전 발표문에서 막판 그 부분을 제외시켰다고 한다.

 위드미는 신세계그룹이 편의점 사업 진출을 위해 1년 넘는 검토 끝에 최근 인수하기로 결정한 브랜드다. 이 회사 고위 임원은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상생지표를 제시하겠다는 게 정 부회장의 생각”이라며 “점주들이 수익을 90% 이상 가져가도록 하는 획기적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위드미는 전국에 89개 가맹점을 둬 규모로는 전국에 7000개 이상씩을 둔 CU·세븐일레븐·GS25 등과 비교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편의점들이 본사와 계약을 맺고 본사에 수익의 20∼40%를 주는 반면 위드미는 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전산 유지·보수 등을 위한 조합 운영비만 내고 기본적으로 모든 수익을 가맹점주가 갖는다. 이 때문에 유통 전문가들은 신세계그룹이 신성장동력 확보,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한꺼번에 취하는 일거양득(一擧兩得)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오세조(한국유통물류정책학회 회장) 연세대 교수는 “대형마트 확장의 한계에 직면한 신세계그룹이 새로운 유통망을 확보함과 동시에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부터 벗어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대형마트인 이마트를 2010∼2012년 매년 6∼7개 새로 세우며 확장해왔다. 하지만 지난해에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면서 새 점포를 2개밖에 내지 못했고, 의무휴업제도가 시행되는 등의 이유로 매출이 3.4% 정도 감소했다. 한편 올해 편의점 사업 진출을 포함한 정 부회장의 ‘10년 비전’은 그룹이 매년 두 자릿수의 실질성장률을 달성한다는 데 기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그룹 매출이 23조500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를 기준으로 매년 13%(물가상승률 3% 고려) 정도 매출을 늘리는 게 정 부회장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10년 후인 2023년 매출 목표를 88조원으로 잡았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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