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강성대국 북한, 후계구도 안정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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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은 강성대국으로 후계구도가 안정화됐다.” 내란 음모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석기(52·사진) 통합진보당 의원이 이런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8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비밀혁명조직(RO·Revolution Organization) 회합 강연에서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김정운)는 9일 전날에 이어 RO 내부제보자 이모(47)씨가 녹음한 파일을 들었다. 파일에는 곤지암에서 이 의원이 “북은 강성대국으로 후계구도가 안정화됐다. 한반도 지배질서와 체계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그렇게 저는 봤다”고 말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당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뒤였다. 또 ‘강성대국’이란 북한 표현으로 ‘경제·군사 강국’이란 의미다. 이 의원의 말은 “북한은 김정은 체제가 확고해졌고 경제적으로도 성공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곤지암 모임에는 RO 조직원 및 통진당 당원으로 추정되는 인물 35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 의원을 ‘이 대표’라고 불렀다. 함께 참석한 통진당 김미희(49)·김재연(34) 의원을 그냥 ‘의원’이라 부른 것과 대비된다. 참석자 상당수가 RO 조직원이며, 그 총책이 이 의원이라고 검찰이 보는 이유다.

 참석자들은 여러 차례 ‘내가 바로 이석기 동지다’라고 외쳤다. 또 ‘적기가’를 한 번, ‘혁명동지가’를 세 번 제창했다. 적기가는 북한 군가이고, 혁명동지가는 1991년 이적표현물로 지정된 노래다.

 모임에서는 “세력을 불리기 위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공무원노조·철도노조와 연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왔다. 경기 오산지역 참가자들을 대표한 신원 미상의 여성은 “전교조와 관계를 돈독히 해서… 공무원노조와 전교조가 우리 당원은 아니지만 우리를 지지하는 토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원을 대표한 역시 신원 미상의 한 여성은 “팔달지역위원회는 철도 민영화 반대 투쟁을 매달 한 번씩…(들리지 않음)…나아가 철도당원들, 철도조합원들과 관계성을 복원하고 확대해 나가는…”이라고 발언을 했다.

수원=윤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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