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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분 몰각한 선수…지도력의 빈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코치」에 반발 잘못>
『이세연과 박이천이 왜 그만둔다는 겁니까?』
『아니, 그 선수들이 제정신입니까?』
『잘 모르기는 합니다만「코칭·스탭」에 어떤 잘못이 있는 게 아닙니까?』
『그 선수들이 그만둔다면 그 동안 그들을 키운 비용을 당장에 갚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가 하면 더 거슬러 올라가『김 호와 이회택도 그런 식으로 빠진 겁니까?』
이런 갖가지 문의가 2일 하루 온종일 축구협회와 신문사의 전화「벨」을 울렸다.
대표「팀」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축구 인들을 만나 보았다.
10인이면 10인이 모두 첫 마디로 선수들을 책망한다.
질서가 생명인「스포츠」사회에서 노장선수가 모범을 못 보일망정 코치에게 반발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이라는 것이다.

<지도자는 포용성을>
더구나 대 호주 전을 앞두고 사퇴하겠다는 저의는 악의에 차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코칭·스탭」의 일방통행인 지도체제도 한번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이 같은 지도방법 때문에 많은 노장들이 도태 당해 결과적으로는 대표「팀」의 전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아무리 선수들의 정신자세가 돼먹지 않았다 해도 현「코칭·스탭」이 포용성을 발휘하지 않고 이들을 일거에 제거한다는 것은 마치『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 3간을 태우는 격』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병대 감독은「테크닉」에 앞서 선수들은 정신자세가 올 바라야 하며, 이 두 선수가 빠져도 싸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같은 값이면 관록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도의적인 책임은 인덕이 없는 자신이 지겠다고 말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4일의 대표「팀」해 단 식 때까지 진상을 조사해서 처리키로 2일의 간부회의서 결정했다. 진상조사 라지만 이는 대외적인 발표이고 내면적으로는 이 두 선수를 사과시켜 대표「팀」으로 복귀시키자는 얘기다.

<축협, 진상 조사키로>
많은「팬」들의 의견도 그렇고 축구 인들의 중의도 이 두 선수의 행동은 괘씸하지만 대 호주전이 시급하니 어떻게 하든지 복귀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만큼 대표「팀」의 전력을 위해서는 이 두 선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이번 기회에 김 호 등을 다시 복귀시켜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호 등은 현「코칭·스탭」이 있는 한 절대로 대표「팀」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진들과 화합 의문>
또한 박·이 두 선수가 돌아온다 해도「코칭·스탭」과 서먹서먹한 사이가 해소되며 신진선수들과 단합이 되냐는 문제점도 없지 않다.
이 때문에 협회는 두 선수의 복귀를 종용하면서도 뒤를 꺼리고 있다.
그렇다고 이 두 선수를 명분론을 세워 자르고 대 호주 전에서 참패한다면 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도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축구선수들의 고질화된 이 알력과「코칭·스탭」의 불신, 지도자의 빈곤 등은 비단 오늘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 호주 전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이 사건이 터졌기 때문에 신임 고태진 집행부는 그저 벙벙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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