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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연장위한 임기단축|불의 「대통령임기 5년」개헌안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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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파리=주섭일특파원】지난6일「퐁피두」주재로 열린 「프랑스」각료회의에서 「메스메르」수상은 「프랑스」대통령의 임기를 현재의 7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헌법개정안을 이번 가을 의회에 제출하겠다는 정책보고를 했다.
「퐁피두」대통령은 지난4월3일 새로 구성된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대통령임기단축의향을 밝힌바있었으나 그때는 연한에 대한 언급이 없었는데 이번에 『7년에서 5년으로 줄인다』고 밝힌 것이다.「메스메르」수상의 「프랑스」헌법개정에 관한 보고는 너무나 간단했다. 현행 헌법 제6조 대통령임기를 7년으로 규정하고있는 제1항을 『공화국대통령은 임기가 5년으로 국민의 직접선거에 의해 뽑는다』로 바꾸어 놓은 것뿐이다.
「퐁피두」는 『5년에 한번쯤 정책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대통령임기는 5년이 적당하다』면서 『7년 임기로 대통령이 두번 연임, 14년을 집권하는 것은 너무나 길며 역사상 이처럼 길게 집권한 예도 없다』고 개헌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몇 번이나 연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 헌법개정안은 이번 가을 「프랑스」상 하원 합동회의에 제출되어 5분의3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되는 것이지만 「퐁피두」가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더라도 국민투표에 붙이겠다』고 밝히고 있어 오는76년「프랑스」대통령선거에서는 적용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같은 「퐁피두」의 결정에 여야는 아직 전혀 반응이 없는데 아마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퐁피두」는 지난번의 의회선거에서 좌파연합의 거센 공세에 몰려 상당히 궁지에 몰렸었다. 다행히 좌파연합이 과반수획득에는 이르지 못해 위기를 모면했지만 76년 대통령선거는 분명히 낙관적이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76년 선거에서 있을지도 모를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아닌게 아니라 지난 4월3일 「퐁피두」가 대통령임기의 단축을 「에드가·포르」에게 지시하자 좌파연합의 대 정부투쟁은 일대혼란에 빠졌다. 헌법개정투쟁이라는 가장 큰 「이슈」를 잃었기 때문이다.
문제는「퐁피두」가 오는 76년 선거에 출마할 경우 임기 단축이 「퐁피두」자신에게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있다.
「퐁피두」가 76년 선거에 나온다면 현행 7년 임기보다는 5년 임기일 때가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또한 좌파연합에 패배했을 경우에도 빠른 시일 안에 대통령직을 되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대통령 임기 단축안이 발표된 「타이밍」도 재미있다. 즉 8일부터 막을 여는 지방의회선거직전에 터뜨림으로써 자칫 좌파가 휩쓸지도 모를 선거양상에 큰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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