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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정신 발상지「가슬갑」은 경북 청도군 삼계리에 해당"|아동문학가 이종기씨 추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신라의 고승 원광법사가 화랑의 세속오계를 처음으로 주었다는「가슬갑」이란 땅이 현재의 경북 청도군 운문면 삼계리에 해당된다고 아동 문학가 이종기씨가 주장했다.
최근 이곳 산간 오지를 답사한 이씨는 삼국유사나 운문사 적기에 나오는 기록과 현지의 사정이 매우 일치하여 그 추정에 확신이 간다고 말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저자 일연은 가슬갑에 주석 하여『혹 가서·가서 라고도 하니 방언이다. 갑은 속에 고시이므로 고시 사라 함과 같다. 지금 운문사 동쪽 9천 보쯤에 가서현·가슬현 이라 하고 고개 북동에 절터가 있으니 바로 이것이다』라 명시했다. 9천 보는 9리쯤이며 곧 운문사 뒷산 넘어 계곡의 산촌이다.
경주 일원의 단석산·반구대와 연결되는 삼계리에는「개살피」라는 지명으로도 불리고 있으며 그것은「가슬평」의 와전된 말로 해석되고 있다.
이씨는 마을 뒤편 펀펀한 밭이「절터 낌」으로 일컬어짐에 대하여「낌」은 낌새 즉 고려 이전에 폐 사가 돼 그 어렴풋한 흔적을 암시적으로 지적한 말로 해석했다.
또 주춧돌로 추정되는 돌과 뒷산 병풍 바위 등이 주목되는데 이번 조사에서 면밀한 조사를 하지 못했음을 그는 안타까워했다.
그의 이 같은 조사는 한국 고대사를 소재로 한 서사시『하늘과 땅 사이』의 속편을 쓰기 위한 현지 자료 수집 답사이다.
작품을 쓰기 위해 먼 역사 유적지를 찾아간다는 것도 우리 문단에선 보기 드문 일이려니와 더구나 관계 학계조차 미답미조사 지역인 까닭에 그의 가슬갑 추정은 여러 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점이 있다.
이씨의 이 곳 답사는 화랑의 정신세계를 파악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경주 태생의 이씨는 이러한 현지 분위기와 유적 파악을 통하여 화랑 정신의 바탕을 살핀다고 하면서 종래의 화랑 논의가 다분히 편견 된 관점으로 정의돼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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