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의 공포와 악몽 88시간-기장·승객·기자가 말하는 JAL기 피납 체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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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 24일 AFP동양】피납 일본항공(JAL) 점보·제트여객기의 기장 고누마·겐지씨는 24일 리비아 벤가지 공항에서 JAL기 납치가 치밀한 계획아래 진행됐으며 암스테르담으로부터 바레인과 쿠웨이트 공항관제탑을 통해 기체폭파의 명령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고누마 기장은 일본지지 통신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암스테르담에 있는 팔레스타인 기구로부터 바레인과 쿠웨이트 공항관제탑을 통해서 보내진 전문을 받았는데 『당신들은 석방됐다』고 쐬어져 있으며 『우리가 벤가지에서 석방된 것은 이 전문에 의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자청호 사용 호명 점보기 구조 잘 알아>
▲고누마·겐지 기장=나는 납치범들의 지시아래 이곳저곳으로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영어로 자세히 씌어진 항공 스케줄을 손에 쥐고 있었으며 보잉747의 점보·제트기의 구조를 잘 알고 있었는데 그들은 항공계와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나는 납치범 가운데 끼여있는 일본인과 말을 했다.
납치범들은 서로 이름을 부르지 않고 숫자의 암호로 호명했는데 일본인 납치범의 암호번호는 15아니면 20인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인납치범은 중키에 둥근 얼굴을 하고있었다. 그는 일본말을 했으며 간사이 방언이었다.

<피신 1분 후 폭파>
그는 또 유창하게 영어를 했다. 납치범들은 서로 영어로 의사소통을 했다.
벤가지 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이 모두 피신하지 1분 후에 기체는 폭파됐다.
폭발은 대단치 않아 다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처음 납치됐을 당시 발생한 수류탄폭발사고로 유리창 하나가 파괴됐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두바이에서 다마스커스로 비행할 때 3천m의 저공으로 비행했다.

<에어컨은 정상가동>
▲스튜어디스 요네모또· 하루미=기내 에어컨디션 장치는 잘 가동되어 실내온도가 섭씨 23도 내지 24도였다.
납치범 가운데 일본인이 있었는데 중키에 평범해 보였으며 턱수염은 기르지 않았다.
그는 왜 납치를 했는지 배경을 말하지 않았으며 도오꾜에 돌아가서 신문들을 읽어보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가 적군파 소속이라는 것을 조금은 비쳤다.

<적군파의 소속 비쳐>
▲승객 아라이·요시꼬양=납치범들은 3시간마다 승객들에게 손을 머리 위에 얹으라고 명령했다.
JAL당국은 여객기승객들이 탈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짐들을 검사했어야 했다. 좀더 세밀히 검색을 했더라면 납치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중엔 공포감 가셔>
▲승객 사노·가네꼬 여사=납치범들은 세시간 간격으로 손을 머리에 앉도록 지시했다.
그들은 매우 세심하게 행동했다. 우리는 처음엔 공포에 떨었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두려움이 가셨다.
▲동승했던 동경신문 특파원 기느시다·시즈오 기자=나는 4개월간의 유럽 및 미국여행을 마치고 지난 20일 암스테르담에서 JAL의 보잉747기 편으로 동경으로 향했다. 조종사는 비행이 애정대로 진행되어 동경에 도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나서 나는 두 차례의 폭발음을 들었다.
약 26, 27세쯤 돼 보이는 젊은 일본인이 내가있는 1등석에 나타났다. 그는 검은 베레모에 커다란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우리는 비행기를 완전 점령했다. 우리는 전국무장기구단원들이다. 우리가 명령하겠다. 우리의 명령에 복종하라. 명령을 어기는 사람은 가혹하게 처벌하겠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한 손에 권총을, 다른 한 손에 수류탄을 들고 있었다. 이어 3명의 외국인이 나타났다.
일본인 납치범이 우리들에게 손을 머리 뒤로 올리라고 명령했다. 즉각 모든 사람이 명령에 따랐다. 우리는 놀랐으나 조용했다. 아랍인이 『내가 두목이다. 내 명령을 따르지 않는 자는 총살하겠다』고 말하면서 권총을 우리에게 겨누었다.

<소지품 버려라 명령>
일본인 납치범은 우리에게 패스포트와 카메라 ·녹음기·라디오 등을 낭하에 던지라고 명령했다.
특등석의 승객들이 1등석으로 밀려들어오고 우리의 카메라와 녹음기들은 스튜어디스에 의해 특등석으로 옮겨졌다.
그후 납치범들은 혹시 숨겨진 무기가 없나하고 모든 승객을 샅샅이 뒤졌다.
그리고 여객기 유리창에 금이 가는 바람에 3천m의 낮은 고도로 비행했는데 공기저항이 고공보다 크기 때문에 연료소비량은 더 많아 다마스커스에서 재급유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JAL에 보고했었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식사 할 때 두바이인줄 알아>
두번째식사는 하오6시에 제공되었다. 내가 우리들이 두바이에 있다는 것을 안 것은 이때였다. 들어온 상자에 약간의 글씨가 씌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23일 하오7시30분 우리는 우리가 다른 목적지로 떠난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는 이 발표가 있는 동안 두 손을 머리 뒤로 돌려야 했다.
우리는 구명조끼를 입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우리는 9시2분에 이륙했다.
하오11시30분에 우리는 모처에 착륙하기 위해 접근했으나 공항의 불빛이 꺼지고 우리는 다른 곳으로 향했다. 나는 후에 이곳이 바그다드였다는 것을 알았다.. 다마스커스를 떠난 다음 두목은 『최종 목적지로 간다』고 알렸다.

<"우리 적은 미와 일">
그는 이어 『우리는 여러분 승객들에게 대단히 미안하다. 그러나 이번 공중납치는 일본적군파의 협조 하에 시행되었다. 우리의 적은 일본과 미 제국주의이고 이스라엘인과 비순수 독일인이다』라고 일장 연설을 했다.
카메라와 녹음기가 다시 우리에게 돌려졌다.
벤가지에 착륙하기 1시간반전에 무시무시한 발모가 있었다.
일본인납치범이 이렇게 말했다. 『일본정부는 우리가
승객들을 죽일 수 없다고 우리에게 말했다. 우리는 망신들을 죽이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는 일종의 시위를 위해 파괴하겠다. 비행기가 착륙, 정지하면 비상구가 열릴 것이다.
모든 승객들은 2분 안에 밖으로 나가야한다. 2분 후 우리는 비행기를 폭파시키겠다. 이제 우리는 기쁘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양쪽 뺨에 눈물을 줄줄 흘렸다.
비행기가 착륙, 정지했다. 모든 승객들이 짐이나 신발도 팽개치고 뛰어나갔다.

<스튜어디스는 친절>
우리는 모두 비행기로부터 도망쳤다. 나는 뒤돌아 서서 가까스로 2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서 비행기가 폭발, 불길에 싸이기 시작했다. 이같은 모험 중 최대의 실수는 파리나 암스테르담에서 수하물 검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가장 멋진 일은 스튜어디스 양들이 한번도 승객들에게 미소를 잃지 않았고 납치범들에게 매우 친절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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