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박사 추천 이곳] 첫사랑의 향기에 설레고 눈과 맛이 많아서 즐겁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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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의 애잔함을 담은 이와이 슌지(岩井俊二)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 주인공들의 이야기만큼 아름다웠던 것이 영화의 배경이 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의 풍경이다. 순백의 설원은 순수한 한 때를 추억하는 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켰다. 사람들은 첫 사랑의 설렘을 다시 느끼기 위해 눈의 나라 홋카이도를 찾는 지도 모르겠다.

일본 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의 평균 적설량은 2m다. 이 엄청난 눈이 동화 속 설원과 같은 경치를 만든다.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눈의 나라로 전세계 여행자들이 부지런히 모여든다.

홋카이도 여행은 삿포로(札幌)가 중심이 된다. 홋카이도의 문화·행정 중심도시인 삿포로는 반듯반듯하게 구획정리가 되어 있어 길 찾기가 쉽다. 여행자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곳은 오도리(大通) 공원. 이곳에서 매년 11월말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삿포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이 펼쳐진다. 독일 뮌헨 시를 본뜬 ‘크리스마스 마켓’도 열린다. 1981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잿빛 하늘과 길고 긴 추위, 끝없는 눈 속에 살아가는 홋카이도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다.

오타루 운하

홋카이도 사람들이 기다리는 축제는 또 있다. 그 주인공은 매년 2월초 열리는 삿포로 눈축제. 홋카이도를 전 세계적인 겨울 여행지로 만든 축제다. 올해는 2월 5일부터 11일까지 열린다. 홋카이도의 눈은 다 퍼온 듯 축제 기간 동안 오도리 공원은 눈으로 뒤덮인다. 실제로 축제를 치르기 위해 공수되는 눈의 양은 5t 트럭 6700대 분량. 이 눈으로 빚은 크고 작은 눈 조각상 수백 개가 관광객을 맞이한다. 조각상의 규모도 엄청나고 작품 주제도 재미있다. 몇 해 전에는 우리나라 남대문을 본뜬 작품이 전시됐다.

홋카이도 겨울여행은 온천이 있기에 행복하다. 노보리베츠(登別) 온천은 일본의 에도시대부터 알려진 온천관광지. 아직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화산지대다. 노보리베츠의 상징적인 관광명소 지옥계곡은 우선 유황냄새로 코를 자극한다. 부글부글 거품을 내며 끓어오르는 소리가 들리고 작은 화구와 분기공을 통해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러브레터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오타루(小樽) 운하도 볼 만하다. 기중기가 없던 20세기 초, 배에서 물건을 가져오기 위해 건설됐다고 한다. 길이 1140m의 작은 운하지만 주변의 이국적인 풍광과 어우러져 멋스럽다. 운하를 따라 늘어선 벽돌창고, 주변의 서양식 건물이 독특한 정취를 만든다. 2월 삿포로 눈 축제 시즌에는 수면이 유리전구로 장식된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끼러 많은 연인들이 찾는 데이트 코스다.

하코다테 야경

홋카이도는 혀가 즐거운 여행지이기도 하다. 삿포로는 미소라멘의 발상지. 간장에 채소를 넣은 국물이 일품이다. 털게 역시 홋카이도 특산물. 튼실한 살이 껍질에서 쏙 빠져나와 먹기에 편리하다. 굽거나 삶아 먹어도 맛있고 샤부샤부나 회로도 즐긴다. 청정지역에서 자란 자라난 소와 오래된 축산업 기술이 만나 세계 최고의 유제품을 생산하는 홋카이도는 유제품 천국이다. 특히 홋카이도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달지 않고 깊은 맛을 주어 반드시 맛 봐야할 간식거리다.

여행박사는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를 이용해 더욱 저렴하게 즐기는 ‘진에어 홋카이도 자유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왕복항공권과 3박4일 일정 동안 숙박이 포함된 상품가가 19만9000원부터 시작한다. 유류할증료·개인경비 불포함. 070-7017-2100. tourbaksa.com

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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