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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에필로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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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관광「붐」을 타고 곳곳에서 이례적인 경기가 인다. 경기의 지속은 바람직한 일이나 그 반면 고치고 다듬어야 할 일도 많다.『한국관광은 정말 즐거웠읍니다. 그러나...』지난 월말 JAL편으로 김포공을 떠난 일본관광객 N씨(36) 에게 비쳐진 한국관광은『그러나』의 단서가 붙어있었다. N씨는 지난 월말 30명「그룹」관광단에 끼여 김포공항에 내렸다.
내리자마자 곧바로 안내된 곳이 L관광요정. 그곳에서 예쁘고 젊은「호스티스」의 극진한「서비스」를 받았다. 그러나 내심 불쾌했던 것은 일본을 떠날 때 관광여행사와 맺은 계약대로 관광을 못한 것. 계약안내서에는 분명 고궁관람 등의「스케줄」이 먼저 들어있었는데 이것이 한마디 양해도 없이 생략됐다는 것이었다.
N씨는 책과 말로만 듣던 한국에 와서 고유한 문화와 유적들을 못 보고가는 것이 못내 서운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어쩌다가 큰 마음먹고 술집엘 가더라도「서비스·걸」들이 우선 늙었고 거만하다는 것이다. 술을 마시며「호스티스」의 비위를 맞추다보면 누가 손님인지도 모를 만큼 기분을 잡치기 마련인데 한국의 관광여인은 돈을 주어도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는 것이 N씨의 소감. 일본에서는 비싸기 때문에 좀처럼 먹지 못했던 생선요리도 실컷 맛보았다고 흐뭇해했다.
미국인 R씨(56) 부부는 북악「스카이웨이」팔각정과 덕수궁관광 때 화장실악취로 기분이 언짢았다고 말했다.
북악「스카이웨인 팔각정에는 팔각정의 호화시설과는 달리 수세식변소가 없고 덕수궁도 대부분의 화장실이 재래식이라고. 이 때문에 재래식화장실에 낯선 구 미인은 투덜거리기 마련이고 북악 팔각정에서는 용변을 보다 허리를 삔 사고가 2건이나 있었다고 P관광여행사 K씨는 말했다.
토산품 판매소에서 팔고있는 자수정은 한국이 자랑하는 원산지 보석.
『이 자수정 값이 시중의 2배이고「홍콩」백화점에서 팔고있는 가격과 맞먹을 만큼 바가지를 씌운다』고 관광객들은 불평. 이들은 또 일본인들이 즐겨 사는 인삼상자에 인삼의 성분과 용도를 적은 일본어안내서 1장쯤은 끼워 팔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자연자원이 풍부한 속리산입구에「콘크리트」전주가 군데군데서 있더라』고 지적한 R씨부부는『고궁관람과 국악감상 때 안내원이 국사지식의 부족으로 설명을 충분히 못하더라』고 아쉬워했다.
교통부 집계로는 지난12월을 기해 관광외화수입이 1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교통부가 당초 잡았던 연말까지의 목표액이고 76년 상반기의 목표액과 맞먹는 수. 관광객은 27만7천6백70명. 이중일본관광객이 68·4%를 차지, 19만50명이 다녀갔다.
일본정부의 조사로는 일본인의 해외 관광인구는 모두 2백50만명. 이중 8분의1인 30만명이 한국행이라는 것.
한국행관광객은 대부분이「블루·칼러」. 미장이를 비롯, 광부·철도노동자·「리어카」꾼등. 이들은 구미관광을 하려면 30∼50만 「엥」이 들어 엄두도 못내는 층이다. 반면 한국관광은 5, 6만「엥」이면 너끈하기 때문에 한국행을 택한다는 것이다.
수도 서울에 들어오는 일본관광객들의 반수이상이 일본의 수도 동경을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일본 모회사 서울주재원 S씨가 귀띔했다.
일본에서는 감히 엄두도 못내는「호스티스」와 즐길 수 있고 물가도 훨씬 싸 일본국내관광보다 도리어 싸게 먹힌다는 것이다.
땅값은 동경의「신쥬꾸」역이 1평에 3천만「엥」에 팔렸다. 서울「미도파」백화점부근이 5백만원선. 일본에서는 중학교를 졸업한 아가씨의 초임이 보통 3만「엥」고교졸업은 3만5천「엥」이다. 도로공사장 인부는 하루4건「엥」까지 받는다고. 동경사무실 임대료는 월1편에1만「엥」꿀.
동경에서 계약부부로 한달을 지내자면 20만「엥」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서울주재원 S씨가 말했다.
이에 비하면 한국은 절반도 안 들어 일본인들 가운데 한국에 처를 두거나 토지등에 투자하는「붐」이 일고있다는 것. 세계적으로 관광국은 두 가지「타입」이 있어「스위스」·「이탈리아」등은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장기휴양객을 불러들이는 형태이고「홍콩」과 대만등은「쇼핑」과 관광여인을「어필」시키는 형태. 한국관광은『이것도 저것도 아닌 도시형 관광』이라고 이름 할 수 있다는 것이 교통부 관광관계자의 말.
이 관계자는 일본등지에 한국의 관광「심벌」이「호스티스」로 부각되기 전에 보다 신선한「심벌」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호스티스」가「심벌」로 굳혀지면 일본의 부녀자들이 남편이나 아들·딸들의 한국관광이나 수학여행을 한사코 뜯어말릴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교통부가 분석한 올해관광수입 1억「달러」의 소비내용을 보면 토산품 판매구입비가 32·2%, 식비 20%, 숙박비 15·5%, 유흥비 12·1%,교통비10%, 기타 9·9%등이었다.
자유중국·대제의 작년도 관광외화 소비내용은 숙박비가 34·58%로 가장 많고 음식비 21·09%, 유흥비 5·52%, 교통비 5·97%, 토산품 구입비 30·85%, 기타 1·99%등이다.
이에 비춰 한국에 오는 외래관광객은 장기 휴양객이 아니어서 숙박 등 보다「쇼핑」에 많은 외화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결론. 싼 노동력을 이용, 수공예품을 대거 개발하고 관광객의 고급화를 위해 「화이트·칼러」유치, 특히 신혼 부부 등이 들어오게 시리 관광개발을 서두르면 한국관광의 장래는 밝고 이색경기도 지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달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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