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첫선…리튬 건전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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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가볍고 높은 전력, 긴 수명-. 이상적인 건전지가 갖추어야 할 조건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이 3가지 조건을 충분히 만족시켜 주는 새로운 건전지가 개발되어 화재가 되고 있다. 이른바 「리튬」건전지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건전지는 탄소와 아연을 이용한 「볼타」건전지, 생활필수품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1800년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볼타」가 발명했다. 이 탄소-아연(볼타) 건전지 이의에도 「알칼리」 건전지와 수은 건전지가 있다.
이번 미국 「크로몰로이·아메리커」회사의 전자공학 「팀」이 개발한 「리튬」건전지는 탄소·아연건전지의 탄소 막대기 대신에 「알칼리」 금속인 「리븀」을 사용한 것뿐 원리는 종래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이 「리튬」 건전지는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건전지에 비해 훨씬 가볍고 전압이 높으며 수명이 배나 되어 미래의 건전지로 각광 받고 있다.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리튬」건전지의 뛰어난 강점을 살펴보면 첫째, 저장수명이 지금 쓰이는 건전지 보다 5배나 길어 10여년이나 된다.
둘째, 상당한 저온에서도 제대로 성능을 발휘한다. 종래의 건전지는 섭씨 영하 6, 7도만 되어도 거의 동작이 중지되나 「리튬」건전지는 96%의 성능을 나타낸다.
또 영하 40도가 되면 재래의 건전지는 완전히 기능이 장지되나 「리튬」 건전지는 규정 용량의 60%를 낸다.
셋째, 무게가 극히 가볍다. 「알칼리」건전지가 1백28g인데 반해 「리튬」건전지는 85g에 불과하다.
네째 이처럼 무게가 가벼운데도 전압은 오히려 훨씬 높다. 탄소아연 건전지는 1·5V이나「리튬」건전지는 3V를 낸다.
다섯째, 다른 어느 건전지보다 2배 이상의 「에너지」밀도를 가지고 있어 수명이 길다. 예를 들면 「알칼리」건전지의 경우 녹음기에 5시간쯤 쓸 수 있으나 「리튬」건전지는 9시간 정도 계속 사용이 가능하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새로 개발된 「리튬」건전지는 이상적인 미래의 건전지로 각광을 받고 있긴 하지만 값이 너무 비싼 것이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해지면 지금 널리 쓰이고있는 건전지와 값이 비슷해 질 거라는 전망이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리튬」건전지의 출현을 쌍수로 반기는 곳은 군부와 항공회사들 「리튬」 건전지가 가볍고 전력이 높으며 용량이 긴 장점을 지니고있기도 하지만 영하40도의 저온에서도 기능을 발휘, 혹한 지역에서 추락사고가 나더라도 전원공급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한편 공기의 오염과 부족한 유류의 대책으로 연구중인 전기가 실용화되는 경우 「리튬」건전지가 동력원으로 이용될 공산어 커서 과학자들은 재충전이 가능한 「리튬」축전지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운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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