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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5만「달러」의 의자|새 주인 찾아 고민하는 IMF|전무이사는 누가 될 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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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불안한 소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국제통화체제는 올해 안으로 또 한차례의 파동을 일으키고 말 것인지는 비단 관계국들만의 관심은 아니다. 「안정적이며 동시에 신축적인 환율체계」의 정립이라는 다분히 이율배반적 이상을 위해 관계국들간의 활발한 막후교섭이 벌어지고 있으나 통화강국들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어 쉬 결말이 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IMF의 새끼 격인 20개국위원회산하 「모스」위원회가 빈번히 열리고있으나 심지어 「모스」위원장까지도 IMF가 과연 앞으로 안정된 국제통화체제의 확립에 기여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런 와중에서 미국은 오는 8월로 임기가 끝나는 전무이사 「괴엘·폴·슈바이처」의 후임자를 물색중이다.
「슈바이처」전무에 대해 매우 못마땅하게 여겨온 미국은 진작부터 그가 사임하기를 바라왔으나 구주제국의 신임을 얻어온 그를 어쩌지도 못한 채 이제 그 임기만료를 맞은 것.「닉슨」행정부는 현재 여러 금융 통들과 접촉하고 있으나 얼른 그 자리를 맡겠다는 사람이 없어 목하 고민 중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비록 연봉이 세금 없는5만 「달러」나 되지만 IMF의 장래가 극히 회의적인 현시점에서 그 자리를 모두 탐탁찮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르미·모스」는 물론 화난 중앙은행 「제리·질스트라」도, 서독연방은행의 「O·에밍거」박사도 모두 이 자리를 사양했다. 현재 가장 그럴듯하게 물망에 올라있는 사람은 영국의 전 재상 「제임즈·캘러건」이다.
그는 국제금융에 대한 전문지식은 별로 없으나 회의의 사회솜씨가 멋지고 이해조정자로서의 능력이 탁월하다는 중평이 있다.
무엇보다 그는 매력적인 정치가이며 각국 재상들은 통화전문가보다는「캘러건」유의 정치적 조정자를 더 필요로 하고 있다.
그의 국제무대에서의 첫 솜씨는 67년의 「파운드」화 절하 때와 그해 8월 10개국 재상들을 「런던」에 모아놓고 새로운 준비자산 SDR창출을 합의케 한때부터 발휘되었다.
그 이후부터 그는 계속 IMF회의에 초청 객으로 참석, 각국 통화관계자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그러나 경작 당사자로서는 정식교섭이 오더라도 그가 노동당에서 갖고있는 비중 때문에 간단히 수락할 처지도 못되는 듯.
당년 61세의 그는 노동당이 앞으로 18개월 남긴 총선거에서 집권할 경우 틀림없이 요직을 맡게될 것이므로 말하자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현재 비중을 보아 외상을 맡길 생각인 노동당으로서는 그가 IMF 전무자리를 맡지 않도록 강력히 종용하고 있다. 특히 당으로서는 그가 떠날 경우 당내 좌파의 견제력이 현저히 약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어 「캘러건」의 잔류가 당내 보수파들에게는 긴요한 상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캘러건」자신은 이번 총선에서 노동당이 집권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있어 관측통들은 결국 IMF로 떠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가 새 자리를 맡게될 경우 그의 정치적 역량은 형태를 바꾸어 「유동하는 통화세계」의 환율 통제 관의 역할로 변모되어야 할 것이다.【이코노미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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