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광산 사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황 지 탄광은 재작년2월에도 같은 사고로 13명의 광부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원인에 의해 16명의 사망자와 16명의 부상자를 냈다는 사실은 광산 당국자의 무책임과 관리 당국의 무능을 책하지 않을 수 없다.
연결 「핀」을 허술하게 연결했거나 광 차「레일」사이에 있는「롤러」가 낡은 것을 갈아 끼지 않아 이렇게 큰 사고를 일으켰다는 사실은 인명을 경시한 경영 방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탄광들은 대부분의 시설이 노후하고 안전성이 부족하며 광물의 매장량 자체도 부족하여 사양화하고 있다.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 탄광인지라 탄광의 안전 시설 등을 전부 새로 대체하는 것은 업자에게 힘겨운 일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이를 방치해서 될 일인가.
광산 보안법은 광업권 자의 의무를 열거하면서 보안 규정 등을 제정하도록 하고 있고 이를 감독하기 위하여 광산 보안관까지 두도록 했다. 광산 보안관은 광산 보안에 관한 업무 또는 시설의 상황, 서류 기타 물건을 검사하도록 한바 있는데 이 광산에 대하여 철한 사전 감독이 행해졌었는지 크게 의심스럽다.
정부는 그 동안에 「석탄 광업에 관한 임시 조치 법」까지 제정하여 석탄 광업을 합리화하고 석탄 수요의 확보, 유영의 원골 화를 기하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이 법은 석탄 광업이 우리 나라의「에너지」정책상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는 이산에서 보조 정책을 펴기 위한 것이다. 이 법에 따라 민영 탄광에 대하여 융자까지 알선할 수 있다. 우선 민영 탄광의 안전 실태를 점검하여 안전 시설이 미비한 업체에 대하여 안전 시설을 보강하도록 융자를 알선해 주어야 할 것이다.
산재 보상 보험에서도 광산업이 제일 위험한 업종으로 인정되어 고액의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다. 산재 보상의 액수를 줄이고 인명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서도 광산 업계에 대한 지원책이 요망된다. 우리 나라의 광산들은 대부분이 낡아서 위험이 상제하고 있다. 이들 광산에 대한 철저한 감독을 실시하여 위험만 있고 채산이 맞지 않는 민영 탄광에 대하여는 폐쇄하는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이미 석탄 광업은 사양화되어 그 나라 사람들이 취업을 꺼리고 외국 광부를 채용하여 채광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광산은 외국의 안전 시설에는 도저히 따를 수 없는 것이다. 근무 시간조차 잘 지켜지지 못하여 광산 노동자들의 건강이나, 생활 상태는 한심한 실정이다. 석탄 광업이 필수 불가결한 이상 이들 광업 종사자의 처우를 보다 더 향상시켜야 할 것이 요망된다.
해마다 일어나는 동종의 광산 안전사고는 한마디로 말하여 인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전에 안전관리만 철저했다면 수많은 인명이 비명횡사하지 않았을 것이다. 비명에 간 광부들의 영이 고이 잠들기를 빌면서 유족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