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모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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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작년부터 국내 모방업계의 원모 소비량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71년의 5천9백49t에서 72년에는 1만5백11t으로 76%가 증가했는데 올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수출수요의 증가 때문이다. 화섬에 기울어졌던 기호가 작년부터 다시 원모 제품으로 쏠리기 시작, 세계적으로 원모제품 수요는 폭발적인 것에 가깝다.
올해 소모방 업계의 수출목표는 6천6백만「달러」그중 모 제품은 1천6백만「달러」인데, 모직물 1천만「달러」, 모사 6백만「달러」로 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국제 양모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어 이에 대한 원료대책과 수요급증에 따른 증설 문제가 제일·경남·대성·한국·태광·대한 등 모방업체의 당면 과제가 되고 있다.
원모 가운데 「그리지·울」(70수)의 경우, 72년1월에「파운드」당 CIF가격으로 1불2선하던 것이 1불16선 (72년2월), 1불77선 (72년9월7일), 2불25선(72년12월11일), 3불53선(73년2월28일), 4불28선(73년3월30일)으로 올랐고 4월 접어들면서부터는 하루 15선 꼴로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71년 8월에 「파운드」당 90선으로 사상 최저가격을 보였던 것이 불과 2년이 못되어 급상승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파운드」당 90선 당시는 공급과잉 상태를 빚어「오스트레일리아」는 양 l천만 마리를 없애기까지 했다.
그런 양모 값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72년 3월 게부터다. 「오스트레일리아」정부가 일본 상사를 통해 소련·동구지역과의 거래를 시작하고, 특히 72년12월부터 일본 재벌들의 매점행위가 눈에 두드러진 데다 원모제품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데 기인된 것이다. 원모 확보문제는 막대한 자금부담과 기복이 심한 가격변화 때문에 1년치를 확보해야만 되는데도 6개월치를 가까스로 확보한데 그치고 있을 뿐이다. 또 계속적인 수요증가에 따른 증설도 문제다.
현재의 소모방 시설은 모두 37만3천5백40추인데 올 해 증설 허가 분 15만2천추와 추가시설 한도분 18만6천추를 감안한다면 국내시설은 곧 71만1천5백여추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비도착 기간이 발주 후 2년이 걸리는 점과 작년까지 만도 1만추 당1백50만불이던 설비가격이 올해는 2백만불로 오른 것 등이 애로점이 되고 있다.
따라서 원모 가격상승과 기계설비 값의 급등 때문에 시설발주 시기 등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33만8천여추의 증설에 따른 소요외자 6천6백만불, 내자 1백억 원의 동원도 난제인데 대부분의 업체들은 차관 또는 외화대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모방업계는 재작년까지 만도 항상 말썽이 되던 내수「덤핑」사태도 없어지고 보통 6개월의 외상거래가 현찰거래로 바뀌는 등 경영사정의 호전을 보이고 있다.
또 제일모직 등 4개 업체는 「울·마크」에 이어 혼방의 경우에도 국제양모사무국(IWS) 이 작년 10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울·리치·마크」의 사용을 하게 되어 국제적으로 품질을 보증 받았는가 하면 업체 상호간의 기술 및 해외정보 교환의 시도와 신제품개발, 고급화, 가득률이 높은 완제품 수출시장 개척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제조원가의 80%를 원모값이 차지하는데 따른 국제가 상승 분만큼의 제품가격현실화나 직물류세·관세 등의 대폭적인 인하조정으로 원모 가격인상 분의 보상을 해 줄 것도 바라고 있다.
그밖에 모방업계는 해외무역관에서의 전시회, 기술강습회 및 노후시설 개체와 경영합리화·생산성 향상에도 기업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지난 8·3조치 이후 제조부문에서 30%의 원가절감을 단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백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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