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녹화에의 길(3)-과학적 양묘와 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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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조림 10년 계획이 전기>
녹화성취의 길=산림행정의 내무부이관은 새로 마련된 조림 10개년 계획과 더불어 반드시 종래의 조림 또는 녹화의 실패를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대전환의 계기가 되어져야만 하겠으며 그렇게 되기를 염원하는 바이다.
산은 시목의 채취장소와 조상의 묘지라는 국민의 인식이 산은 「업」의 장소라는 인식으로 전환되는 동시에 과거의 무참한 실태를 가져다준 시책에서부터 성공으로 이끌어 주는 새 시책으로 완전히 전환돼야만 할 것이라 믿는다.
즉 앞에 말한바 실패의 원인을 철저히 제거하고 시정하는 과감한 시책이 확립되어야만 할 것이라 믿는다.
첫째로 질보다 양을 위주로 해온 종래의 시책이 양보다 질에 치중하는 시책으로 완전 전환되어야 한다.
최근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부락마다 「포플러」가지 25,000그루를 식재하라는 명령이 각 부락에 떨어져서 타도에서 경기도에까지 「포플러」가지를 구하러와서 타인의 조림지의 나무가지를 도절하여 나무를 상하게 한다는 직접 피해자의 말을 듣는가하면 ,각 묘포장에서는 규격미달로 1년 더 키워야만할 밤나무의 불합격 묘를 강제로 팔라고 강요해서 밤나무묘목이란 형태만 가진 것이라면 모두 휩쓸어 간다는 한 큰 양묘업자의 한탄하는 말도 듣게된다.
이러한 현상은 계획에 대한 준비도 없이 많이만 하면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종전의 길을 그대로 취하는 일이므로 심히 우려치 않을 수 없다.
과거에 학생·군인·동민들을 동원하여 수많은 「포플러」가지를 꺾어서 강변과 집오래에 심게 해서 실패한일이 얼마나 많았으며 불합격 묘를 산에 심어서 성공할 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독, 일반 인조림은 없어>
둘째로, 기술을 경시해온 종래의 시책에서 기술을 중요시하는 시책으로 완전 전환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독일과 같이 임업기술이 발달되고 또 보급된 나라에서도 실지경험을 쌓은 독림가를 제외한 일반부락민·학생·군인들로 하여금 양묘를 하게 하거나 조림을 시키는 일은 없고, 양묘는 전문 양묘기술자로, 식재도 훈련받은 숙련공으로 하여금 시키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소위 조림대촌락(Forest Villege)이라 하여 한 조림지역에 식료품과 일용품의 매점·학교·병원·교회까지 구비한 촌락을 만들어 조림숙련공들의 가족을 입주케 하여 그들로 하여금 조림케 하며 그 지역의 조림이 끝나는 대로 타 지역으로 이주시켜 가면서 조림을 하여 가장 성공적인 조림을 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과 같이 준사막과 같은 곳에서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조림을 성취하고 있는 이유는 종자발아 직후부터 절수양묘에 의하여 준사막지에서도 활착될 수 있도록 갓나온 어린 묘목을 훈련하면서 양묘를 하는 탓이라고 인정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와 정반대로 쉽고 헐하게만 양묘하기 위하여 모든 조건이 조림지와는 전혀 다른 논(답)자리에서 습지양묘에 의한 허약한 묘목을 만드는 극히 모순된 양묘를 하여왔기 때문에 조림의 실패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즉 양묘에서부터 식재에 이르기까지 종래와는 정반대로 과학과 기술을 충실히 활용하는 방향으로 대전환을 가져와야만 할 것이라고 믿는다.
세째로 임업기술이 일선농민에게 철저히 침투, 보급되도록 기술지도체계가 빨리 확립되어야한다.

<일도 기술보급에 전념>
일본과 같이 임업기술이 예부터 잘 보급되고 있는 나라에서도 농민에 대한 새 기술의 조속한 보급을 위하여서 전국을 2천6백의 삼림구로 세분하고 각 삼림구마다 1명씩의 임업개량지도원(약칭AG)을 두고 각 농촌에서 발굴된 중견청년들과의 제휴에 의한 일선기술보급을 하도록 하고 각 현과 중앙에 있는 임업시험장에는 임업의 각 전문분야별로 5백47명의 임업전문기술원(약칭SP)을 배치하여 항상 새로운 기술을 흡수케 하는 동시에 각 지구의 임업개량지도원들의 재교육과 기술훈련을 담당케 하여 전문기술원(중앙)→개량지도원(지구)→농촌중견인물(농촌)→농민으로 분기 연결된 맥을 통하여 빨리 또 철저히 새 기술의 농촌침투보급을 꾀하고 있다.

<산을「업」의 장소로 인식>
더우기 우리 나라와 같이 1천여년 동안 뇌수에 깊이 박힌 산에 대한 그릇된 관념과 인식을 대수술에 의하여 뽑아버리고 산을 「업」의 장소로 새로 인식케 하고 임업의 올바른 기술을 습득케 하여 녹화의 진정한 성공을 거두기 위하여서는 반드시 기술의 원천인 중앙의 시험연구기관과 농촌의 가가호호를 연결해주는 체계있는 기술지도제도의 확립이 시급히 마련되어야만할 긴요한 일이라고 믿는다. <끝> 【현신규<서울농대교수·농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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