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홈쇼핑, 업계 최저 반품률 뒤엔 3배 많은 품질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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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홈쇼핑은 홈쇼핑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식품안전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충남 대전에 있는 NS홈쇼핑 식품안전연구소. [사진 NS홈쇼핑

충남 대전에 있는 NS홈쇼핑 식품안전연구소 직원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연구소 직원들은 NS홈쇼핑 이름을 달고 판매되는 먹거리 상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지키는 마지막 수문장 역할을 해야 했다. 연구소에는 온갖 식품 박스가 산처럼 쌓이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그것들을 일일이 다 확인했다. 업계 유일의 식품안전연구소에 근무한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이 없으면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NS홈쇼핑 도상철 대표이사가 있었다.

도상철 대표이사는 2007년 취임하자마자 품질경영을 강조하며 CS강령과 품질경영방침을 직접 작성했다. [사진 NS홈쇼핑]

홈쇼핑 첫 식품안전연구소 운영 … "먹거리 상품 안전은 양보 못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3일 2013 제품 안전의 날을 맞아 도 대표에게 동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협력사(중소기업제조사)의 식품은 물론 공산품에도 품질경영방침과 프로세스를 접목해 건전한 유통문화를 구축하는 데 이바지해 왔음을 인정한 것이다. 도 대표는 지난 2007년 NS홈쇼핑 CEO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을 하자마자 ‘품질경영’을 내세웠다. 고객에게 최고의 품질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기업의 핵심가치로 정했다. 이것을 임직원, 협력사와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직접 CS강령과 품질경영 방침을 작성했다.

 CS강령은 ‘항상 고객의 눈으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행동하자’는 것. 그는 “우리 회사의 품질경영 방침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의 상품을 기획, 판매함으로써 고품격 생활문화를 창조하고 이에 적합한 품질시스템을 운영하여 품질개선과 품질보증을 통해 고객만족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라고 품질경영 방침도 정리했다. 얼마 뒤 직원들의 업무 공간 곳곳에는 CS강령과 품질경영 방침이 액자에 담겨 걸렸다.

 NS홈쇼핑의 품질경영, 고객중심 경영은 이후 구체화됐다. QM직원(품질관리 담당)들은 협력사를 방문해 현장 품질검사를 진행했다. 이전에도 방문 실사를 실시하기는 했지만 횟수와 강도는 비할 바가 아니었단다. 일종의 사전예방 품질검사였다.

 도 대표는 “식품과 먹거리 상품의 안전과 품질에는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 식품은 사람 입에 들어가는 상품이니 그만큼 더 조심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과 협력업체에게 입이 닳도록 “당신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라”고 독려했다.

 NS홈쇼핑의 강도 높은 품질경영이 이어지면서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극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협력업체와 신규 입점업체들이 ‘NS홈쇼핑의 품질검사가 너무 까다롭다’ 등의 볼멘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도 대표는 “NS홈쇼핑이 까다롭게 굴수록 당신 회사의 상품 품질이 비약적으로 좋아질 것이고, 그러면 시간이 흐를수록 고객들이 그 상품을 먼저 찾지 않겠는가. 지금은 힘들더라도 언젠가 NS홈쇼핑에 고마워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설득했다.

 아니나 다를까. 2013년 말 현재 NS홈쇼핑의 상품 반품률은 업계 최하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상품의 반품률은 2.38% 정도이다. 식품 반품률은 0.35%다. 이는 전체 반품률의 7분의 1정도에 해당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NS홈쇼핑을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했다. 2010년에는 철저한 제품 검수로 기업혁신대상의 국무총리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터 GAP(Good Agricultral Practice)인증기관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다음은 도 대표와의 일문일답.

 - 홈쇼핑업계는 물론 유통업계 최초로 정부로부터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형식은 개인수상이지만 이 상은 고객과 협력업체, NS홈쇼핑 직원들이 받은 상이다. 특히 협력업체들이 우리 회사의 품질경영 방침을 이해해주고 함께 노력해준 덕분이다. 협력업체들은 그동안 NS홈쇼핑의 기대수준에 맞추느라 정말 고생이 많았다. 예를 들면 현장 실사 품질검사 횟수가 동종 업계 대비 2~3배가 더 많다.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는가.”

 - 그래서 덩치가 큰 유통업체들을 ‘제꼈다’.

 “사실 NS홈쇼핑이 당장 규모나 숫자로 1등을 하기는 힘들다. 언젠가 숫자로도 1등을 한번 해보자는 비전을 갖고 기업을 경영해야 하지만. 하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다른 건 몰라도 품질과 서비스는 글로벌 1위를 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져왔다.”

 - 홈쇼핑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식품안전연구소를 운영한다.

 “식품의 안전과 위생을 담보하는 일은 사회적 책임이 수반되는 막중한 일이다. 연구소도 그런 취지에서 만든 것이다. 기존의 품질검사팀 업무 프로세스만으로는 식품안전상 허점이 생길 수도 있다고 봤기 때문에 이중의 안전장치로 식품안전연구소 설립을 주장했다.”

 - 연구소를 대전에 둔 이유는.

 “물류센터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 직원들에게 물류센터를 오가는 상품을 실감하며 직접 보라는 의미가 있다. 또 본사의 품질검사팀과 업무 협조는 하되 독립적으로 상품을 검증하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서울에서 뚝 떨어진 대전에 세웠다.”

 - 식품 외의 다른 제품에 관한 안전연구소 계획은.

 “그렇지 않아도 공산품 품질연구소(가칭)를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공산품 품질연구소까지 가동하게 되면 고객들은 정말 우리 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믿고 구매하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공산품 QA(Quality Assurance·품질관리)는 식품 QA에 비하면 난이도가 덜 하기 때문에 개소만 하면 금방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도 대표는 CS 담당임원이던 2003년 본격적으로 QA시스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현장실사도 그때 도입했다. 당시 유통업계는 대부분 서류심사 위주로 하는 게 관행이었다. 도 대표는 “관행을 깨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오늘날 품질경영의 초석이 됐다”고 말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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