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전쟁 제2「라운드」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제통화전쟁은 이제 제2「라운드」인 통상전쟁으로 접어들었다.
이번통화전쟁의 주역인 미국의 최종목표는 극심한 무역불균형의 시정이기때문에 당연한 귀결이라볼 수 있다. 통화전쟁은 사실 통상전쟁의 전초였던것이다.
통상전쟁에 있어서도 미국의 주목표는 역시 일본. 미국은 극심한 일본의 국내수지흑자를 공략하기위하여 권력행사까지 불사하고 있다.
「달러」의 복권에 「닉슨」은 전력투구하고 있는것이다.
「스미드소니언」합의가 미국의 국제수지개선에 인한 약이 될수없다는 것을 깨닫자 미국은 스스로 주전했던 「스미드소니언」체제의 붕괴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에 적합한 국제통화 및 통상체제를 만들기위해서이다. 미국의 초조엔 충분한 이유가 있다.
72년의 미무역수지적자는 64억3천9백만「달러」로서 71년 20억1천4백만 「달러」의 3배에 달해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미무역적자의 주인은 역시 일본이다. 미국의 대일수출이 49억4천1백만「달러」인데 비해 수입은 90억6천4백만「달러」나되어 41억2천3백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대일적자가 미무역총적자의 64%나 되니 일본을 주공격목표로 삼을 것은 극히 당연하다. 사실 일본은 기초적 흑자국이며 외환보유고가 2백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는데도 수입확대에 대해선 극히 인색하다.
미국의 대일수출은 전산기등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공산품과 철광석·옥수수·목재·소맥등 농산물및 공업원료가 대종을 이루고있다.
그런데 일본은 이들제품에대해 수입규제를 하고 있다. 즉 전산기등은 유치산업이기때문에, 또 농·광산물은 정책적 배려 때문에 국내산업을 보호하지 않을수 없다는 명분이다. 그반면 미국의 대수입은 중간정도의 기술을 요하지만 생산과정에선 노동집약성이 강한 전기기기· 섬유·자동차·철강제등이다.
미국의 대일수출품은 소득증가에 비례하여 수요가 크게 늘지 않지만 수입품은 소득증가에 민감한 품목들이다. 즉 7O년대에 자동차수입은 3백86배, TV는 3백35배, 녹음기는 46배, 이륜자동차는 52배가 늘었다. 그반면 소맥수출은 3·3배, 전산기는 24배, 옥수수는 12배, 철광석은 2∼3배밖에 늘지않았다.
때문에 미국이 일본에대해 농·광산물과 전산기의 수입개방을 요구할것은 당연하다. 미국은 한걸음 더나아가 전산기·IC등의 자본백자유화도 강요하고 있다. 미국자본이 일본에 직접상륙, 일본수출경쟁력의 주력을 이루는 싼 노동력을 이요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미국의 압력에대해 일본측은 이제까지 성의있는 항동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그들의 요구를 관철시기기 위하여 이제까지와는 다른 강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통화와 통상문제를 묶어 한꺼번에 해결할 작정을 하고있는 것이다. 이의 대책으로서 「닉슨」행정부는 신통상법을 성안중에 있으며 수입과세금등 긴급수입제한추의발동까지 시사하고있다.
또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증가가 국내실업을 유발한다는 점을 인식시켜 의회로부터도 호응을 받고 있다. 미국은 현재 협상중인 신국제「라운드」를 통해서 그들의 주장을 관철시킬 계획인것이다.
또 빈번히 특사를 파견하여 미국의 강경한자 세를 전달, 만약 만족스러운 대응조처가 없을땐 실력행사까지 불사하겠다는것을 은연중에 경고하고 있다. 이미 통상전쟁의 최후통첩은 발해진 셈이다.
일본이 그 막강한 미수의 경고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한국과도 밀접한 관련이있어 주목된다 <외지에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