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병 가장 큰 요인은 감염 … 흡연·음주보다 더 위험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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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내 암 발생과 사망을 야기하는 가장 큰 요인은 감염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흡연이나 음주보다 더 위험하다는 뜻이다. 국립암센터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와 공동으로 암환자의 기여위험도를 조사해 17일 공개했다. 암 기여위험도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암 발생과 사망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암 발생 위험요인은 6가지로 압축됐다. 감염이 20.1%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흡연(11.9%), 음주(1.8%), 과체중(1.8%), 출산연령·호르몬제 사용(1.6%), 부족한 신체활동(0.7%) 순이다. 남자는 감염-흡연-음주 순, 여자는 감염-출산연령·호르몬제 사용-흡연 순이다. 암 사망요인도 감염(23.6%)-흡연(22.8%)-음주(1.8%) 순이다.

 암 종류별로 보면 위암 환자의 76.2%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때문에 암에 걸린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100%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간암 환자의 61.8%는 B·C형 간염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 흡연의 영향도 큰데 후두암 발생의 70.3%, 폐암 발생의 46.5%, 방광암 발생의 34.5%가 흡연 때문이다. 또 남자 암 사망의 32.9%가 흡연 탓이다. 흡연을 하지 않았다면 2009년만 1만4320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암센터 정규원 암등록사업과장은 “기여위험도를 종합적으로 계산하면 암 발생의 34%, 암 사망의 45%가 예방 가능한 위험요인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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