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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겨진 일본 각성제 밀수조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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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다마모도 관련사건 내막과 조직
부산시경이 일본의 국제각성제 밀매단 「다마모드」와 관련된 국내조직을 검거한 것은 지금까지 「베일」에 싸있던 일본 폭력배들의 국제적인 마약밀수과정을 백일하에 파헤쳐 놓게됐다.
부산시경은 지난 20일 각성제인 「히로뿡」을 몰래 만들어 한국에까지 찾아온 일본인 운반책에게 넘겨주던 한국인의 제조책 김무준(53·유한산업대표)과 판매책 박상휴(54), 제1운반책 이용권(39), 제2운반책 이추명(39), 제3운반책 손귀달여인(42) 등을 검거하고 기술자인 신을필(37·일명경필)을 수배했던 것. 수사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각성제조직 밀매단은 일본안에있는 재일교포들의 연고를 따라 조심스럽게 국내에 침투, 조직을 심고 마약을 손에 넣어 돌아갔었다.
이를 더욱 손쉽게 하기위해 이들은 국제마약 밀매단의 배후인물로 알려진 「다마모도」(옥본민웅)가 태국에서 한 것처럼 부산에다 현지처(현지첩)를 두려했던 수작도 드러난 것이다.
이번 사건의 수사는 지난 1일 「사지마」(좌도행자·27)여인 등 2명의 일본여인이 부산에서 각성제인 「히로뿡」8백g을 밀수입해가다 「후꾸오까」공항경찰에서 검거됐다는 중앙일보의 현지보도가 계기가 됐다.
부산시경 외사과는 오래전부터 말썽이 되고있는 「히로뿡」밀조처가 부산에 있을 것으로보고 일본서 검거된 두여인이 묵었다던 「뉴부산관광·호텔」을 중심으로 조심스레 수사를 폈다.
내방객과 전화를 건곳 등을 캐들어 간 끝에 이번 검거된 국내조직의 제 3운반책인 손귀달여인을 찻아냈다.
원폭피해자로 일본에서 태어나 21세까지 살았고, 10년전에 밀항을 기도했고, 지금도 일본에 있는 아는 사람들을 통해 외래품 밀매상을 하고있다는 점이 수사관들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했다.
그러나 모든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던 손여인도 집요한 추궁에는 끝내 입을 열고 국내조직과 범행내용을 모조리 털어놓았다.
일본의 국제 각성제 밀매조직의 연락책인 「우에다」(상전태상)가 작년 6월 부하인 「야마모도」(산본시·27)를 관광을 구실로 부산에 내보내 손여인을 처음으로 만나게 했다.
야마모도의 어머니와 손여인이 일본에서 이웃에 살았던 점을 이용한 셈이다.
「야마모도」는 은밀히 각성제 밀매를 위한 한국안 「루트」를 터주도륵 부탁하고 곁으로는 한국 처녀와 중매를 서주도록 졸랐다.
사실은 중매를 부탁한 것도 밀매를 위한 한국안에 확고한 조직을 심어 두려는 것이었지만.
「야마모도」가 5일간 머무르다 간 후 손여인은 외래품 밀매상의 경험을 토대로 「히로뿡」의 밀조자를 찾기 시작해 선원으로 밀수품을 날라준 제 2운반책인 이추명과 접촉이 됐다.
이는 역시 선원이었던 제 1운반책 이용권을 알게됐고 이용권은 제조책 김무준과 동향으로 판매책을 맡고 있는 박상휴와 접선했다.
기술자 신씨와 합작으로 작년 8월부터 「히로뽕」을 밀조한 김무준이 선원들과 지면이 많은 동향 친구 박상휴를 판매책으로 삼은것과 이들의 접선은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뜻밖으로 거래선의 확보가 손쉬워진 밀조처에서는 기술자 신씨가 석유「곤로」와 「알루미늄」대야 등 엉성한 도구를 차려놓고 염산 「에폐트린」합금 「에텔」「쿨로르 포름」가성소다 등 화공약품을 섞어 제품생산에 들어가 하루 3백g정도를 만들어냈다.
이같은 사실을 손여인으로부터 알게된 일본의 조직은 지난해 11월l2일 「사지마」여인을 내보냈다.
손여인이 다방과 「버스」정류소 등에서 은밀히 옮겨준 3백g을 전해주자 자기팔에 주사를 해본다음 성분이 좋다면서 75만원을 내놓고 갔다.
「사지마」여인은 이미 심한 중독자가 분명했으며 손여인과 일본서 이웃에 살아 알고 일본조직의 연락책인 「우에다」의 애첩인 사실은 뒤에 드러났다.
첫밀매에 성공한 일본조직은 지난 1월29일 두번째로 「사지마」여인과 「이다다니」(판속제보자)양 등 2명을 내보냈다.
8백g의 「히로뽕」을 서두르는 한편「야마모드」가 나와 뜸을 들여놓은 현지처의 확보문제도 어김없이「체크」했다.
「야마모드」와 맞선을 본 김양을 만나 「야마모도」의 누나라면서 선을 봤고 곤 결혼을 서두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욕심이 지나쳐 「브러지어」속 등에 숨겼으나 8백g의 양이 많아 일본으로 돌아가던 두 여인은 「후꾸오까」경찰에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손여인이 69년 밀항하려했던 점으로 밀매가 69년부터 행해지지 않았나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
손여인은 이를 부인하지만 「사지마」와 「야마모드」를 알고 치료비 보조를 받았음을 시인하고 있다.
「히로뽕」은 일본의 폭력단체와 환락가에 나돌아 일본정부의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이를 막기위해 일본안의 법을 강화하자 폭력단체가 곧 국제밀매단으로 둔갑했다.
이같은 사실을 일본에서는 한국인이 일본으로 밀수출하고 있는것으로 봐왔으나 이번 사건의 해결로 일본의 조직이 한국의 법망에 숨어들어 밀조단을 만들고 운반원을 보내 가져가기까지 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쓰고있는 사실을 명맥히 밝혀내게 됐다.
그리고 한국에서 1kg을 3백만원에 사들인 조직이 일본에 가져가서는 70배가 넘는 2억 「엥」에 팔수있다는 점이 일본의 조직들이 각성제 밀매에 덤벼드는 이유인 사실도 드러났다.
「히로뽕」은 환상이 사실처럼 느껴져 폭력배와 환락가의 윤락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환각제로서 습관성을 지녀 아편 등 마약과 마찬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중독자가 한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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