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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새벽산책-장수를 위한 건강법(4)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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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다리단련은 뇌 활동 왕성케>
장수를 누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적당한 운동과 산보를 즐긴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의학자들은 실제로 적당한 근육운동과 걷기 운동(산보)이 얼마나 유익한가를 과학적으로 밝히는데 성공했다.
한 연구진은 30세부터 50세 사이의 남녀 80명에게 적당한 근육운동(양손에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운동) 을 시킨 후 혈액검사를 한 결과 「칼슘·이온」이 정상이고 혈액이 약「알칼리」성이었는데 이보다 과격한 운동을 시킨 뒤에는 「칼슘」배설이 증가, 혈액이 산성 쪽으로 기울어짐을 관찰했다.
한 뇌 생리학자는 지구의 중력에 대항해서 불안정한 직립자세로 발꿈치를 땅에 붙이고 걷는 것이 인간의 지혜 발달에 기여했음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1949년 미국「캘리포니아」대학교수「마군」박사는 인간의 근육 속에 파묻혀 있는 1∼2㎜ 길이의 근방추라는 감각기가 근육운동의 신축파를 반사적으로 받아 의식의 수준을 좌우하는 뇌의 망상체에 신호를 보냄으로써 두뇌활동을 왕성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도시의 현대인은 다리를 상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러한 신호는 자율곤경 관제탑인 뇌의 시상하부를 일깨워 위장·심장·폐 등 장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산보를 비롯한 적당한 근육운동이 두뇌의 활동을 왕성하게 해서 의식수준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장기의 움직임을 원기 있게 해준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충분히 구명된 셈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현대인은 문명의 이기에 점점 다리를 빼앗기면서 스스로 단명을 재촉하는 신세가 되었다. 도대체 현대인이 하루에 걷는 시간과 거리는 어느 경도일까. 부시의「샐러리맨」을 중심으로 한번 생각해 보자.
아침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출근「버스」를 탈 때까지 걷는 시간이 10분, 「버스」에서 내려 사무실까지 5분, 그리고 점심 먹으러 나간다, 일을 한다해서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을 20분쯤으로 계산한다면 하루에 발을 사용하는 시간은 기껏 50분에 불과하다. 거리로 따지면 3㎞나 될까.

<최량의 보약… 「대기비타민」>
국내 생리학자의 실험결과에 의하면 성인은 하루 적어도 6㎞는 걸어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시간은 l백 분 정도. 하루 1만 보 걷기 운동의 과학적인 근거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도시의 「샐러리맨」은 우리 하지의 생리적인 욕구를 겨우 반 쫌 채워주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샐러리맨 」에게 원인 모를 신경통이 흔하고 위장이 튼튼하지 못 할 것은 뻔하다.
그러므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침 산보나「버스 」를 한 정류장 먼저 내려 하루의 부족한 분을 걸어야 함은 물론이다.
기분이 울적하고 피로할 때 바깥바람을 쐬면 기분이 전환되는 경험은 누구나 겪는 바다. 그러나 이처럼 단순한 경험 속에도 장수를 위한 교훈이 담겨 있다. 이것은 바깥바람을 쐬면 신선한 산소가 폐포를 자극하고 혈행을 부드럽게 해서 뇌에 엉켜서 몰려 있던 피를 균질하게 분산시켜주기 때문이다.
최근 의학자들 사이에는 『대기 「비타민」』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환경파괴로 음「이온」감소>
우리들이 호흡하며 살고있는 대기 중에는 다량의 양「이온」과 음 「이온」이 존재하는데 건강의 활력소가 되는 것은 음「이온」이다. 그러므로 이 음「이온」을 『대기 「비타민 」』이라고 일컫는다.
이 음「이온」의 양은 환경에 따라 증감하는데 대기중의 음 「이온」농도가 짙어질수록 쾌적하게 느껴지며 혈액은 정상 「알칼리」성이 유지된다. 초여름에 한 차례의 비가 쏟아진 뒤 상쾌한 기분이 느껴지는 것은 대기 중에 음 「이온」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대기오염·소음·녹색지대의 격감,「빌딩」숲 등 이른바 환경파괴는 대기중의 음 「이온 」을 감소시켜 각종 질병을 야기하고 있다.
대기의 오염도가 극심한 낮에 미량이던 『대기 「비타민 」』이 새벽녘에 풍부해지는 자연현상에 비추어 볼 때 새벽산보는 자연이 주는 최량의 보약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더우기 언덕이나 적당한 높이의 산(해발1천5백m이하)을 둘러싼 대기 중에는 음 「이온」이 농축되어 있으므로 새벽에 언덕이나 산을 오르내리는 운동이야말로 장수로 향하는「티킷」이라고 할 수 있겠다.<글 김영치 기자(의사)|사진 이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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