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컵 16강 진출 확률 벨기에와 함께일 때 50%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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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 32팀의 조 추첨 결과 한국은 벨기에·알제리·러시아와 함께 H조에 편성됐어요. 행운의 조 편성이라는 얘기도 있고, 우리와 맞붙게 될 상대팀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확률은 어느 정도 될까요.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만 소중은 수학 원리를 활용해 예측을 해 보려 합니다. 월드컵 축구에 담긴 수학적 원리도 익힐 수 있답니다.

월드컵과 같은 세계적인 경기가 열릴 때면 많은 사람이 어느 나라가 16강과 8강에 진출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릴지 궁금해한다. 스포츠 전문가나 베팅(도박내기) 업체들은 각자의 계산법을 활용해 결과를 예측하기도 한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은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을 벨기에(79.2%)·러시아(73.0%)에 이어 36.7%로 예상했다. 대부분 각 나라의 전력을 비교·분석해 경우의 수와 확률이라는 수학의 법칙을 사용해 계산해 낸다.

경기의 환경을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승패를 예측하는 것은 그렇게 복잡해 보이지 않는다. 수준이 비슷한 두 팀 중 한 팀이 이길 확률은 50%라 말할 수 있다. 만약 두 팀 중 한 팀이 최근 4경기에서 3경기를 이겼다면 그 팀이 이길 확률은 75%라 예측하는 식이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 확률은 이렇게 단순하게 계산되지 않는다. 날씨와 선수들의 컨디션, 경기장 환경, 전술과 같은 상황이 승패를 가르는 일이 많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럴 때 활용되는 것이 바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최근 4년간 경기 실적을 바탕으로 발표한 세계랭킹 점수다. A매치(성인 국가대표팀 간의 경기)에서 모은 경기의 중요도·승패·득실점·상대팀의 강약을 점수로 환산해 만든다. 경기에서 이기면 3점, 무승부 1점, 패배 0점이 주어지는 식이며 축구 환경이나 문화 발달 여부도 복잡하게 계산해 반영하고 있다.

물론 FIFA 랭킹이 각 팀의 객관적 실력을 반영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도 있다. 다만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계산된 점수이므로 이 점수를 활용해 월드컵 16강 진출 확률 계산을 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H조 국가들의 FIFA 랭킹과 점수는 한국 54위·577점, 벨기에 11위·1098점, 러시아 22위·870점, 알제리 26위·800점이다. 여기에 경우의 수나 조건부 확률이라는 통계·수학 법칙을 활용해 모든 가능성을 계산해 볼 수 있다.

H조에 속한 4팀은 3번씩 경기를 치르게 된다. 여기서 두 팀만 16강에 진출하는 것이다. 첫째 날 경기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9가지다. 각 나라가 이겼을 때와 비겼을 때, 졌을 때를 따진 것이다. 둘째 날 경우의 수 역시 9가지고, 마지막 날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면 가능한 경우의 수는 729가지(9×9×9)이며, 여기에 FIFA 점수를 반영해 각 나라가 16강에 오르는 가능성을 계산한다. 이 중 진출을 가정한 두 나라의 FIFA 점수를 합친 후 이를 모든 나라의 점수를 합한 값으로 나누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16강 진출 가능성이 가장 큰 팀은 벨기에·러시아의 조합이다. 확률은 58.8%가 나온다. 두 나라 점수의 합(1098+870)을 전체 4개국 점수의 합(3345)으로 나눈 것이다. 벨기에·알제리가 진출하는 확률을 계산하면 약 57%가 나온다. 두 나라의 점수 합(1098+800)을 4개국 점수(3345)로 나눠 계산한다. 벨기에·한국은 50%, 한국·러시아 43.2% 등으로 계산된다.

이런 공식은 통계학으로부터 비롯된다. 세 사람이 비슷한 조건에서 감기에 걸릴 확률은 3분의 1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감기에 걸리기 쉽다는 조건이 추가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세 사람의 나이가 20, 30, 40세라 한다면 40세인 사람이 감기에 걸릴 확률은 나이를 모두의 나이 합(20+30+40)으로 나눈 수치인 44%가 된다. 이런 통계학의 원리가 FIFA 점수를 활용한 월드컵 결과 예측에 활용되는 것이다.

각 나라가 16강에 오를 가능성은 729가지 경우 중 16강에 진출할 두 나라 조합의 경우를 통해 계산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을 구하고 싶다면 벨기에·러시아·알제리와 동반 진출할 때의 경우를 골라내면 된다. 벨기에·한국이 16강에 오를 경우 확률이 50%고 러시아·한국이 43.2%, 알제리·한국이 41.1%인데 세 가지 경우의 확률을 모두 더하면 134.3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이를 경우의 수인 3으로 나누면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확률은 44.7%가 되는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벨기에는 55.1%, 러시아 50.6%, 알제리는 49.2%라는 결과가 나온다.

이는 수학적으로만 확률을 구한 수치라 실제 베팅업체들이 발표한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좀 더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FIFA 점수만을 반영한 수학적인 확률 외에도 선수의 패스 성공률, 최근 경기에서의 경기장 점유율, 역대 전적, 예선에서의 결과, 월드컵 최고 성적과 같은 내용을 복잡하게 계산해야 한다.

다만 수학 공식을 활용하면 결과를 예측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한국의 경우 벨기에와 함께 16강에 진출할 확률이 가장 높았으므로 러시아·알제리전을 유리하게 이끌어야 한다는 결론까지 수학·통계학을 통해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글=김록환 기자
사진=우상조 인턴기자·아디다스 제공, 도움말=박상규 중앙대학교 응용통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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