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으로 보는 관절질환] 오십견엔 브리스망 운동요법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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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 제일정형외과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오십견은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다? 흔히 오십견 하면 단순 근육통으로 생각하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질환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오십견을 방치하다 초기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흔하다는 것이다. 통증으로 어깨를 사용하지 않으면 유착이 심해져 결국 기능을 상실한다.

최근 왼쪽 어깨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은 김모(57)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물리치료를 받았는데도 낫질 않고 어깨가 쑤시더니 저녁에는 잠을 자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어깨가 아프다 보니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 아예 어깨를 돌릴 생각조차 하질 않았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 검사를 해보니 어깨관절의 퇴행이 진행돼 인대가 마모되고, 염증을 일으켜 유착이 심했다. 오십견은 50대에 많이 나타나 붙은 이름이지만 요즘엔 컴퓨터 작업 등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젊은 층이 증가해 사십견·삼십견 환자도 늘고 있다. 의학적으로는 어깨관절의 관절낭이 퇴행성 변화를 겪으면서 염증을 일으킨다고 해서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부른다.

오십견이 생기면 극심한 어깨통증이 유발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어깨 주변이 뻐근하고 아프지만 증상이 악화되면 어깨가 쑤시면서 저린 증상이 계속된다. 또 팔을 올리고 내리는 동작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어깨관절 운동에 제한이 생긴다. 세수하기, 옷 갈아입기는 물론이고, 밥을 먹을 때 숟가락을 들 수 없거나 화장실에서 뒤처리도 쉽지 않다. 오십견이 발생한 쪽으로는 누울 수도 없어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오십견의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어깨관절의 퇴행성 변화와 함께 외상으로 인한 어깨근육이나 인대의 염증·파열 등을 꼽는다. 당뇨병이 있으면 발생률이 높다.

오십견 환자에겐 얼어붙은 어깨를 풀어주는 운동이 가장 효율적인 치료다. 하지만 팔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너무 심해 중도에 치료를 포기한다. 최근에 이 같은 운동치료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바로 ‘브리스망 운동요법’이다. 부분마취 상태에서 운동치료를 하므로 통증으로 중도 포기를 하지 않는 것이 치료의 요체다. 굳은 어깨근육과 관절을 이완시킨 후 통증 때문에 하지 못했던 운동을 숙련된 의사가 수동적으로 도와줌으로써 굳어 있는 어깨관절을 풀어준다.

이때 유착방지제와 염증치료제를 함께 투여해 오그라져 있는 관절막을 팽창시킨 후 유착된 조직과 근육을 풀어준다. 의사가 관절운동을 5∼10분 시행하며, 모든 과정이 15분 만에 끝난다. 오전에 치료받고, 오후에 퇴원한다. 시술 후엔 어깨의 재유착을 막기 위해 유착방지제를 사용하고, 근육이 다시 경직되는 것을 막도록 보톡스를 주입한다. 브리스망 운동요법은 오십견뿐 아니라 어깨충돌증후군이나 회전근개 파열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직된 어깨관절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조재현 제일정형외과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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