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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 목공가구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신세계화랑은 세 번째의 이조목공가구전을 마련했다. 연초의 개장을겸해 한산한 화랑을 이용한 금년의 이 첫기획전은 14일까지 9일간 전시하는데 대개 시중골동상에 나도는것들을 흡수하고 더러는 개인소장품중 교환을 원하는것도 포함하여 1백20여점을 내놓았다.
시중상가의 전래 목공품도 이제는 품귀상태. 사방탁자나 책꽂이 류는 보기조차 힘들어졌고 아직 흔한것이 장·농·반다지·연상등이다. 하지만 그러한 물건들도 역시 작년과 다르게 값이 뛰었다. 웬만하면 몇만원씩이고 높은 것은 30만원을 상회하고 있다. 그럼에도 쑬쑬한 물건이면 즉각 「예약필」의 쪽지가 나붙었다. 그만큼 옛 목공품에 대한 일반의 안목이 높아졌다는 증거이고 또 수요자가 증가됨에 따라 물건이 달리는 형편임을 입증하는 것이 아닐까.
오동·춘양목·배나무·오시목, 그밖의 잡목을 써서 무쇠나 백통·놋쇠등의 경첩을 붙인-그야말로 수수하게 만든 재래목공품이련만 그것들은 어느새 실용성보다도 현대의 장식적인 가구가 돼가고 있다. 작은 뒤주나 혹은 소반과 경대·목판·떡살까지도 본래의 용도에서 떠나 격식있는 공예품으로 감상되고 있는것이다.
까맣게 때뭏은 그대로 연륜을 높이 사게되고, 간혹 어설픈 짜임새일지라도 그게 당연한 것처럼 현대감각으로 이해되고 있다. 더구나 이조의 목공품들은 기교를 다해 꾸미려하거나 혹은 어떤규격화도 돼있지 않은 까닭에 보는것마다 모두 새로운 인상이고 그래서 제각기 다른 순박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매력이 바로 우리나라 전래 목공품의 특징이며 현대미로 재인식되는 「키·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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