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에 외자 협력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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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주섭일 특파원】제6차 대한 국제 경협 회의 (IECOK) 가 미·일 등 10개 회원국과 세계 은행 (IBRD) 등 5개 국제 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12일 상오 9시30분 (한국 시간 12일 하오 5시30분) 이곳 세계 은행 구주 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한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태완선 경제기획원장관은 연설에서 한국 정부는 내년 중에 물가 상승률을 3% 이내에서 억제하고 경제 성장은 9·5%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출은 20억불 이상 (FOB 기준)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 장관은 이와 같은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 투자액은 GNP의 24·9%에 해당하는 27억불로 잡고 있는데 이중 3분의 2를 국내 저축으로, 나머지 3분의 1에 해당하는 9억불을 해외 저축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태 장관은 특히 새마을 사업에 필요한 투자 확대로 말미암아 투자 계획을 조정했지만 투자와 저축 「갭」, 수입과 수출 「갭」 등 한국 경제가 지니는 성장 제약 요인을 감안해서 3차 5개년 계획의 기본적인 총량 구조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마을 사업을 위한 지원 투자가 장기의 회임 기문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3차 5개년 계획 기간 중 외자 소요는 당초 38억불에서 약 46억불로 늘어나게 되는데 이를 장기 차관 43억불, 직·합작 투자 3억불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었다.
따라서 태 장관은 농업 부문의 개발을 위해서는 해외 협력이 요청된다고 전제한 다음 상환 기간 20년 이상의 유리한 자본 협력, 특히 외화 소요분에만 직결되는 「프러젝트」형보다 조건이 붙지 않는 유리한 차관에 중점이 두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태 장관은 한국 경제의 당면 과제는 ▲고도 성장에 따른 「인플레」 압력의 잠재와 기업 재무 구조의 취약 ▲농·공간의 개발 격차 ▲내자 동원 체제의 미 발달과 국제적 고금리 체제 ▲국제 내수 적자폭의 만성적인 확대 경향 등이라고 지적, 내년에는 ①경제 전반에 걸친 합리화와 능률화 ②「인플레」의 확대적 악순환 단절 ③새마을 사업을 축으로 한 농어촌 경제 개발 ④중화학 공업의 계속 추진 ⑤저축의 극대화와 저축 재원 사용의 효율화 ⑥국제 수지 개선 등에 더욱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회의는 세계 은행의 「레이먼드. 굿먼」「아시아」 국장이 사회했으며 한국 정부는 경제 전반에 걸친 현황 설명과 함께 14개 사업 14억4천4백28만불의 차관 요청서를 제시했다.
또한 이날 회의에는 세계 은행 조사단의 평가 보고서도 제출되었는데 10개 회원국 및 국제 기구 대표들은 1, 2차 경제 개발 계획의 실적을 참작, 대체로 한국 정부의 농업 개발 우선 정책의 타당성을 시인하고 새마을 사업 계획에 대해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13일까지 계속된 이 총회에는 미·일·서독·프랑스·영국·이탈리아·캐나다·대만·호주·벨기에 등 10개국과 관계 국제 금융 기구가 참석했다.

<해설>농업 개발 중점의 대사업 계획 제시가 특징
우리 나라와 긴밀한 경제 협력 관계에 있는 10개국과 5개 국제 기구가 자리를 같이 한 대한 국제 경협 회의 (IECOK)는 우리 나라의 경제 현황을 분석하고 우리가 제출하는 차관 사업을 조정하는 공식 회의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지니고있다.
이번 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차관 사업은 농업 개발 8개 사업에 10억7천만불, 기타 3차 5개년 계획 추진을 위한 일반 사업이 6개 사업에 약 3억7천만불 등 14억4천4백28만불이다.
지난 작년 12월12일에 「파리」에서 창립 총회를 갖고 발족한 IECOK는 그 동안 매년 한번씩 연례 회의를 가져왔는데 이번 6차 회의에서는 다른 어느 때 보다도 우리 나라가 농업개발을 중심으로 대규모의 차관 사업을 제시, 유리한 협력을 요청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과거 5차까지의 회의를 거치면서 우리가 요청했던 차관 사업은 ▲68년 2차 회의 때 21개 사업 6억6천7백만불 ▲69년 (3차)에 23개 사업 5억1천6백만불 ▲70년 (4차)에 8개 사업 1억6천5백70만불 ▲71년 (5차)에 10개 사업 1억7천6백만불 등이었다.
IECOK의 설립 취지는 우리 나라의 2차 5개년 계획, 그리고 앞으로 경제 개발에 필요한 소요 외자의 직·간접 알선 지원과 기술 원조 및 기타 정보 교환을 하기 위한 것이며 세계은행 (IBRD)이 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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