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사, 감은사에 버금간 통일신라 사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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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울산시 울주군 청량면 율리 영축사(靈鷲寺·683년 창건). 지금은 절터만 남아있지만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통일신라시대 지방사찰 가운데 큰 사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절터와 3층 석탑(국보 제112호)이 있는 경주 감은사(感恩寺·682년 창건)와 비슷한 규모다. 울산박물관은 10일 영축사지 발굴설명회를 열고 영축사의 규모와 새롭게 출토된 석불좌상(石佛坐像)을 공개했다.

 조사단은 지난 10월부터 영축사의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2차 학술발굴조사에 들어갔다. 경내로 들어가는 중앙 출입시설인 중문지(中門址)와 주요 시설을 둘러싼 복도인 회랑지(回廊址)를 확인했다. 중문지와 회랑지는 사찰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조사단은 이를 토대로 사찰의 중심 지역은 동서 길이 69.5m, 남북 길이 56.5m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경주 감은사(74m·76m)에 버금가는 크기다. 조사단은 “당시 수도였던 경주의 사찰과 비교했을 때 영축사는 지방 사찰임을 감안하면 규모가 매우 큰 사찰이었다”고 설명했다. 영축사와 감은사는 모두 통일신라 신문왕 때 세워졌다.

 영축사 터에서는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 1점도 새롭게 출토됐다. 폭 83㎝, 두께 54㎝, 높이 35㎝ 크기의 반가부좌 석상이다. 상반신이 사라졌지만 옷 주름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어 통일신라 석공의 조각기술을 알 수 있다고 조사단은 평가했다.

 앞서 울산박물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영축사지에서 1차 학술발굴조사를 벌여 금동불상과 영축(靈鷲)이 새겨진 기와, 액귀를 물리치기 위해 만든 항아리 등을 발굴했다.

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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