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유신에 대한 해외논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제정세 급변대처>
◇미(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11월3일자)=한 미국외교관은 금반사태를 평가하면서 한국정부가 취한 언론검열, 국회해산 및 대학휴교 등의 조치를 단순히 박 대통령의 집권계속을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논평하고 박 대통령은 사명감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은 일·중공관계정상화의 신속한 움직임과 월남평화조건 등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해 정말 염려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영(「흄」외상연설=10월17일)=영국「흄」외상은 10월17일 한·영 협회만찬회에서 요지 다음과 같은 뜻을 전달했다.
『한·영 양국간의 관계는 만족할 정도 이상의 것이 되어있으며 영국정부는 양국간의 우의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금번 계엄령선포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이해하며 이는 어디까지나 한국의 국내문제이므로 영국정부로서 이에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영국정부로서는 한국정부가 어떤 결정을 취하든 간에 한국정부를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다.』

<평화통일 교섭 대비>
◇일본 (일본경제신문) = 남북 쌍방의 개헌의 움직임은 다같이 조국통일을 부르짖고 있는 점이며 한반도가 당면하는 최대의 정치과제를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양측은 이 남북한의 평화통일 이 실현될 때까지의 과도적 헌법으로 용인되고 또한 과도기의 타개책으로서 현 체제의 유지 및 강화를 눈앞에 둔 것이 최대의 특징이다.
한국의 비상사태 선언 및 계엄령 선포 등 이러한 일련의 체제를 굳게 한 것은 예상외에 자세가 강한 북한상대로 평화통일교섭을 추진하기 위하여 대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사정 감안해야>
【동경신문=10월30일자】한국의 민주정치의 뿌리는 얕으며 과거에도 동요를 되풀이한 역사가 있다. 북한의 바위와 같은 체제에 비해 이것을 한국의 약점으로 보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남북은 지금까지 적대관계에 있었다. 그것이 돌연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놓여있는 곤란한 사정을 감안할 것 같으면 이를 한마디로 비난하는 것은 가혹할 것이다.
여기에 다소나마 밝은 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한국개헌의 움직임과 병행해서 북한도 헌법개정을 진행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또 한국의 유신헌법안에 대한 북의 반응이 비교적 온전하다는 것이다.
【저팬·타임스=11월1일자】한국의 박 대통령은 전중정부가 북경을 위해 자유중국을 버린 것을 잊지 않고 있으며 박 대통령이 국제조류에 대비해서 국가를 보호한다고 하는 점이 바로 이것을 뜻하는 것이다.

<평화협상 근거 마련>
◇멕시코(노베다데스)=이창희 한국대사는 한국에서 취해진 계엄령선포·개헌 등의 개혁이 북한과의 회담과 통일노력에 필요 불가결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동 대사는 계엄령의 선포가 정부의 통일사업추진을 위한 제반계획이 공표됨에 따라 있을지도 모를 혼란의 야기를 미연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고 헌법의 일부 개정이유에 대하여는 첫째 현 헌법에 의하면 북한공산정권과의 협상이 불가능하므로 평화협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과 둘째 한국을 침략한 중공이 국제사회에 정식으로 재등장함으로써 국제정치, 특히 「아시아」의 변화된 국제조류에 한국이 올바르게 상응하기 위해서와 세째 국가의 역량을 집중하고 국민의 대동단결을 확보하기 위하여서라고 지적했다.

<강력 체제는 필요>
◇서서(주르날·드·주네브)=남북간에 대화가 진행되고있는 이때 박 대통령은 새로운 헌법초안에 대한 국민의 의사를 묻기로 하였다. 대통령의 권한 헌법위원회창설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강력한 체제를 필요로 한다는 동기는 이상할 것은 없다. 오늘날 미국의 극동정책변화에 따라 박대통령은 「티우」대통령·장개석 총통, 「마르코스」대통령과 같이 자체를 정비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미·중공의 접근, 일·중공의 수교 등은 한국이 미·일 양국에 가졌던 신뢰성을 약하게 하였으며 따라서 한국정부는 여사한 외부적인 변화를 내부적으로 보강해야만 하게되었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또 다른 원인은 남북간의 대화이다.

<미 정책에 불안 느껴>
◇호주(쉬핑·앤드·트레이드·뉴스=10월23일자)=박 대통령은 2차 대전 이후에 양분된 가족 찾기와 자유기업을 재결합시키기 위하여 북한의 공산정권과 회담을 시도하였다.
닉슨의 대 중공 및 소련화해정책과 미군의 한국에서의 계속 감군 등이 박 대통령과 그 주위실력자들의 마음을 몹시 불안하게 하였고 「닉슨」의 새로운 중공정책에 이어 일본의 9·29 북경과의 외교관계수립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박 대통령에게 주어진 군대 및 정부에 대한 권력으로 미루어보아 투표를 통한 개혁이 채택될 것 같은데 박대통령은 국민투표에서 이 유신헌법안이 부결될 때 북한과의 대화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국민을 위한 헌법>
◇인니(아바디)=국민을 위한 헌법이지 헌법을 위한 국민은 있을 수 없다.
한국국민은 현재 헌법개정의 위대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유신헌법안은 국가의 필요와 열망에 부응하는 것이나 그것은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목적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 및 한국민에 적합한 자유민주체제의 개선과 발전을 목표하고 있으며 나아가 국민의 번영을 위한 경제의 안정기조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다.

<유신헌법 통과 무난>
◇벨기에(라·리브르·벨기쿠=10월26일자)=박정희 대통령이 겪는 시련은 매우 심각한 것이다. 미국의 「아시아」불개입정책이 박 대통령으로 하여금 국지분규의 냉전상태를 종식시키도록 어떠한 조치를 취하게끔 하고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내부압력 없이 국민들의 성원을 받아 서울과 평양간의 회담을 계속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는 또한 동시에 헌법 일부조항이 현재 실정과 장차 과정에 합법적으로 적응토록 수정되기를 원하고 있다.
다른 방법, 그것은 무력을 의미하며 한국이나 기타 우방들이 아무도 그것을 생각하지는 않음이 분명하다. 이러한 상태 하에서 평화통일을 갈망하는 한국민의 열의를 볼 때 유신헌법안이 통과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