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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줄리아」 돌아오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임진왜란 때 왜장 「고니시·유끼나가」에게 붙잡혀 일본에 끌려가 「에도」의 막부장군 덕천가강에게도 굴하지 않고 굳굳이 절개를 지킨 천주교 동경순교자 「오다·줄리아」가 3백880여년 만인 26일 상오 한줌의 흙이 되어 귀국, 조국의 땅에 묻혔다.
성녀「줄리아」의 묘소가 있는 일본 「고오즈지마」촌장 「마쓰모도」씨 등 일행 30여명은 「줄리아」의 묘토를 정성 들여 받들고 이날 상오 11시25분 NWA기편으로 내한했다.
이날 하오3시 성녀「줄리아」의 묘토는 한강기슭에 있는 절두산성지 김대건 신부동상 오른쪽 앞 잔디밭에 간소한 추모식전이 베풀어지는 가운데 고이 모셔졌다.
이날 성녀「줄리아」의 높은 절개와 고결한 생애를 찬양하는 비문이 새겨진 묘비도 제막되었다.
묘비에는 자랑스런 한국의 동정순교자임을 명백히 밝혀놓았다.
이날 식전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김철규 부주교, 노기남 대주교, 한송렬 대주교 동천주교 지도자와 많은 일반신도들이 참례했다.
김철규 부주교는 김수환 추기경을 대신하여 「마쓰모도」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으며 일본 「줄리아」현창회에 모셔질 대형「줄리아」의 초상화를 전달했다.
또 절두산 순교자 기념관(관장 박희봉 신부)은 「고오즈지마」와 자매결연을 해 상호관계를 더욱 굳게 하기로 했다.
식후 「마쓰모도」촌장 일행은 절두산 기념관을 순례하는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교도들이 마련한 다과회에서 성녀「줄리아」가 「고오즈지마」에 헌신한 일화 등을 나누며 먼 옛날 「줄리아」의 성적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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