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시민의 안전 생활을 위한「캠페인」|공원·녹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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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에는 공원·녹지가 빈약하기 짝이 없다. 공원과 녹지, 그리고 자연공원의 임야 등의 훼손은 서울을 산사태와 홍수로 휩쓸리게 할 위험이 많다.
지난번 수해 때 산사태가 많이 일어난 곳은 무단개간, 그리고 무리한 건설로 임야와 녹지를 파손했던 곳이 대부분이다.
남산은 해마다 자연미관을 해치는 건물이 마구 들어서 공원을 좀먹고 있으며 풍수지리설에 의해 산하가 수려한 옛 한양의 풍치도 이제는 말 뿐, 변두리 자연공원조차 택지조성으로 임야가 깎여나가고 있다.
서울의 공원면적은 현재 19·7평방km로 인구 1인당 공원면적은 3·56평방m에 불과하다.
즉 1인당 1명 꼴밖에 안 되는 비좁은 공원에서 서울시민은 각종 공해에 시달려야 하는 것이다.
외국의 1인당 공원면적을 보면「워싱턴」은 45평방 m로 서울의 12·6배, 빈은 7·5배, 파리·시카고·「모스크바」·「프랑크푸르트」등은 약 3배에 가까운 공원시설을 가지고 있다.
또 자연공원으로 지목된 국유 임야나 시유지에는 무허가 건물 등 무단 점유된 곳이 많아 공원면적은 숫자상의 면적일 뿐 실제로 공원녹지는 서울중심지나 변두리에서 이제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대공원·근린공원·도로공원·묘지공원·아동공원 등을 무단점유한곳은 무려 서울시내 전역에서 1백17개소나 되며 이 공원 땅에는 약 3만5천여 동의 무허가 건물이 들어 있다. 이들이 무단 점유하고 있는 면적은 3·2평방km로 전체공원면적의 약 20%가 공원으로 쓰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홍수 때도 여러 곳에서 절개 지와 무단개간지, 그리고 임야훼손에 의한 산사태는 많은 시설물과 인명을 앗아갔다.
서울시 산업국은「불도저」로 마구 밀어버린 절개 지와 개간지에 다시 손가락 같은 나무를 심으려고 올해도 20여 억 원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했다.
구획정리와 개간, 그리고 주택단지 건설은 임상이 좋은 임야를 뻘겋게「불도저」로 갈아붙이기 일쑤였다.
지난5월 서울시는 일체임야 개간 허가와 주택단지조성공사를 불허할 것을 못박아 양택식 시장이 발표까지 했다.
서울시는 1인당 공원면적을 앞으로 10년 후에 8평방m로 늘릴 계획아래 공원녹지 확보에 올해부터 겨우 힘을 쓰기 시작했다. 나날이 좀 먹어 가는 남산의 임야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8월 서울시는 철책을 남산 숲 둘레에 일제히 둘러쳤다.
이 철책계획은 서울시가 몇 년 전부터 계획했던 것을 이번에 용단을 내려 공사를 끝마친 것이다.
그러나 권력과 금력 또는 외화획득이라는 미명아래 깎이고 헐벗은 남산공원은 앞으로도 강력한 재정비로 공원용지를 넓히고 확보할 강력한 시책이 필요하다.
남산뿐 아니라 변두리임야는 앞으로 더 이상 개간을 일체금지, 어떠한 강권에도 굽히지 않고 보호되어야만 할 것이다. <양태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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