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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워라, 멸종된 개구리 복원 갖고 싶다, 3D 그림 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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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은 때론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해결합니다. 다리가 마비된 사람은 걸을 수 없고, 고층 빌딩을 지으면 시야가 가로막히며, 펜으로는 허공에 대고 글을 쓸 수 없죠. 하지만 발명은 이를 가능케 합니다.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의 하루를 더 편하게 만들어주죠. 그래서 발명은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위대합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매년 연말 그해를 빛낸 발명품 목록을 발표합니다. 타임의 2013년 최고의 발명품(Best Inventions 2013) 목록을 통해 반짝반짝 기발한 발명가의 머릿속을 살짝 들여다볼까요.

① 리워크(Rewalk)

장애로 걸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다리 바깥쪽에 장착해서 스스로 걷게 도와주는 첨단기술 장치다. 손목에 달린 컨트롤러로 조종해 걷기ㆍ계단 오르내리기 등의 동작을 선택할 수 있다. 16년 전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못 쓰게 된 이스라엘 과학자 아밋 고퍼가 개발했다. 센서와 움직이는 관절, 배터리와 버팀대로 이뤄졌다. 가격은 4만3000파운드(약 7500만원)로 현재 유럽과 이스라엘에서 살 수 있고, 곧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② 타워 인피니티(Tower Infinity)

3~4년 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세워질 세계 최초의 투명 고층빌딩(Invisible Skyscrapper)이다. 높이 450m의 초고층 빌딩이다. 미국 건축회사 GDS아키텍트가 설계했다. 건물 바깥 벽을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으로 감싼 다음 건물 주변 영상을 재생해 보여줌으로써 건물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건물 뒤쪽 카메라가 빌딩 주변의 풍경을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이를 스크린을 통해 보여줘 착시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빌딩이 인천국제공항 근처라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③ 비밀번호 알약(Password Pill)

디지털 시대, 웹사이트마다 다르게 설정한 비밀번호를 외우기란 쉽지 않다. 모토로라는 이런 수고를 덜기 위해 비밀번호 알약을 개발 중이다. 전자 칩이 들어간 이 알약을 삼키면 비밀번호를 기억하고, 주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 해킹당할 걱정도 없어진다. 몸속에 본인 인증용 칩을 넣는 셈이다. 이 칩은 사람 위 속에 있는 전해질을 동력으로 쓰며 18비트 신호를 보내 웹사이트나 인터넷 뱅킹에 접속할 때 자동으로 본인 인증을 해준다. 타임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이라는 큰 산이 남아 있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④ 플러스 풀(Plus Pool)

미국 뉴욕 이스트 리버에 설치될 예정인 강 위에 떠 있는 수영장(floating pool)이다. 수심이 낮은 어린이용ㆍ레저용 수영장과 수심이 깊은 수상스포츠용ㆍ수영연습용 수영장 모두 네 개의 수영장이 십자(+) 모양으로 합쳐졌다. 플러스 풀은 시민들을 위한 여가시설일 뿐만 아니라 거대한 친환경 정수기 역할도 한다. 여러 층으로 이뤄진 수영장 벽면은 강물을 빨아들여 오염물질과 악취, 박테리아를 걸러내 수영하기에 적합한 물을 만들어낸다. 1500만 달러(약160억원)의 건설 비용은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킥스타터’가 모금 중이며, 2016년 여름 완공 목표다.

⑤ 안키 드라이브(Anki Drive)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로봇ㆍ인공지능 벤처 기업인 ‘안키’가 개발한 레이싱 게임이다. 화면 속에서만 즐기던 일반 레이싱 게임과는 다르다. 실물 미니카를 모바일 앱으로 조종해 경기하는 게임이다. 종이처럼 얇은 특수 트랙을 펼친 뒤 센서가 내장된 미니카를 그 위에 올려두고 아이폰ㆍ아이패드로 조종하는 방식이다. 미니카는 초당 500회의 좌표 계산을 통해 섬세하게 작동하며, 인공지능으로 최적의 루트를 찾아 운전한다고 한다. 온 가족이 모여 거실에 레이싱 경기장을 펼쳐놓고 각자 모바일 기기로 차를 조종하며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모바일 게임이 현실로 나온 것이다. 현재 200달러(약 21만원)에 판매 중이다.

⑥ 영화 ‘그래비티(Gravity)’의 라이트 박스(Lightbox)

지난달 개봉한 알퐁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그래비티’ 촬영에는 ‘라이트 박스’라는 새로운 세트가 사용됐다. 가로 3m, 세로 6m로 된 육면체 세트 내부는 196개의 LED 패널로 만들어졌다. 이 패널 하나엔 4096개의 LED 전구가 들어 있다. 3면이 LED 텔레비전으로 된 방을 만든 것이다. 이 세트의 벽에 지구, 달, 국제우주정거장 등 우주의 모습을 재생한 뒤 배우들이 이 방 안에 들어가 촬영했다. 배우 쪽에만 조명을 강하게 쏘아 촬영한 뒤 나중에 컴퓨터그래픽(CG)을 통해 나머지 배경을 어둡게 처리해 광활하고 아름다운 우주 공간을 연출했다.

⑦ 소니의 스마트 렌즈 DSC-QX100

소니가 새로 내놓은 DSC-QX100은 대형 렌즈 모양의 렌즈 카메라다. 뷰파인더나 모니터 등 본체 없이 렌즈만 있는데 고성능 카메라의 기능을 가진 셈이다. 스마트폰에 무선으로 연결해 스마트폰 화면을 모니터 대용으로 쓸 수 있다. 찍은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바로 전송해 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 부착하면 일반 디지털 카메라처럼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 교환은 NFC(Near Field Communication)를 이용한다. 499달러(약 53만원)에 판매 중이다.

⑧ 크로넛(Cronut)

올해 처음으로 등장한 퓨전 음식이다. 크로아상과 도넛을 합친 것이다. 크로아상처럼 여러 겹으로 된 패스트리 빵을 도넛처럼 튀겨 만든다. 여기에 크림ㆍ과일ㆍ치즈ㆍ설탕 가루 등을 올려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 미국의 파티시에 도미니크 앙셀이 개발해 선보였다. 뉴욕에 있는 그의 가게 앞엔 크로넛을 맛보기 위해 모여든 이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앙셀의 레시피를 모방해 세계 곳곳에서 유사 제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⑨ 3두들러(3Doodler)

그림 그리듯 입체 구조물을 만들 수 있는 3D 펜. 3두들러는 펜 모양의 기기에서 플라스틱 등을 녹여낸 물질이 가느다랗게 쏘아져 나와 그림을 그리듯 3D(입체) 형태의 물체를 만들 수 있다. 3D 프린터와 비슷한 원리다. 미국 보스턴의 장난감 회사인 워블웍스의 맥스웰 보그, 피터 딜월스, 대니얼 코웬이 공동 개발했다. 이들은 개발비용을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개인에게 십시일반으로 투자를 받는 서비스) ‘킥스타터’에서 230만 달러(약 25억원)를 모금해 충당했다. 3Doodler는 3D(입체)와 doodler(낙서하는 사람)를 합친 말이다. 99달러에 살 수 있다.

⑩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머리에 쓰는 게임기다. 사람의 눈앞에 좌우 110도에 이르는 각도로 화면을 비춰줘 게임 속에 진짜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위치를 감지하는 자이로 센서가 들어 있어 머리를 돌리는 방향에 따라 게임 속 화면도 바뀐다. 타임은 “지금까지 등장한 가상현실 게임 가운데 가장 생생한 느낌을 주면서도 저렴한 기기”라고 평했다. 올해 300달러짜리 개발자 버전 기기가 나와 세계적으로 4만 대가 팔렸다. 내년에 일반 소비자 버전이 출시된다.

⑪ 미션 R(Mission R)

미국 전기 모터사이클 회사인 미션 모터스가 개발한 친환경 수퍼 모터사이클이다. 기름 한 방울 없이 전기로만 달리지만 최고 시속은 240km를 자랑한다. 160마력 엔진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96km까지 속도를 내는 데 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한번 충전으로 225km를 갈 수 있다. 전기로 움직이는 만큼 일반 모터사이클처럼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이 내장돼 있으며, 헤드업디스플레이(HUDㆍ운행 정보가 자동차나 비행기의 전면 유리에 나타나도록 설계된 전방 표시 장치)가 내장된 헬멧도 제공된다.

⑫ 위 부화 개구리(Gastric brood frog)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 마이크 아처 교수팀이 체세포 핵 이식 복제를 통해 부활시킨 멸종 개구리. 이 개구리는 암컷이 수정된 자신의 알을 삼킨 다음 위장에서 올챙이로 부화시켜 6주간 기른 뒤 입을 통해 새끼 개구리를 출산하는 특이한 종이다. 강산성을 지닌 위산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어미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위 부화 개구리는 발견된 지 10년 만인 1983년 멸종됐다. 새끼가 어미의 위 속에서 소화되는지를 연구한 과학자들이 이 개구리의 독특한 호르몬을 찾아내 위궤양 치료제로 만들었기 때문. 아처 교수팀의 복제 연구는 죽었다가 예수에 의해 되살아난 성경 속 인물 나사로의 이름을 따 ‘나사로(Nazarus) 프로젝트’라고 불린다. 이 팀의 다음 복제 목표는 태즈메이니아 호랑이다.

⑬ 인공 췌장(Artificial Pancreas)

제1형 당뇨 환자가 저혈당에 따른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췌장의 기능(인슐린 대사)을 대신할 수 있는 기계다. 다국적 의료기기 회사인 메드트로닉이 개발해 FDA 승인을 받았다. 신용카드 크기의 이 기계는 몸에 부착해 두면 24시간 환자의 혈당을 측정하고, 이에 맞춰 주기적으로 인슐린을 자동 주사한다. 혈당이 정상 수치보다 떨어지면 자동 센서가 환자에게 위험한 상태임을 알람으로 알린다. 환자가 잠에 들었거나, 소리를 듣지 못해 위험신호를 못 들었을 땐 인슐린 주사를 중단한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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