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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코너」에 큰 불…6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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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주말인 5일 하오3시10분쯤 서울 동대문구 전농2동620의69 청량리역전 대왕「코너」(대표 김호진·48·연 건평1만9백72펑·지하1층 지상2층)1층 분식「센터」에서 「프로만·개스」폭발로 불이나 1∼2층 점포 3백70여개가 전소되고 3∼7층 일부가 불타 4천여평이 소실됐다. 이 불로 대왕학원에서 공부하던 재수생 이경숙양(16·동대문구 전농2동157의70) 등 6명이 죽고 6층에서 뛰어내린 학원생 등 8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불은 긴급 출동한 서울시내 50여대의 소방차와 5백 여명의 경찰 및 소방관의 진화작업으로 이날 하오8시25분쯤 모두 잡혔다. 소방당국은 피해액을 1억8천여만원으로 추산했으나 상인들은 4억여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분식「센터」종업원 오모군(19)을 중실화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부상자들은 성「바오로」병원·신중의원·경희의료원·서울중앙병원·서울동산병원에 분산 수용했다.

<발화>
이날 불은 청량리역쪽 1층 대왕분식「센터」(주인 이일운·55)주방에서 일어났다. 중실화혐의로 입건된 종업원 오군에 따르면 『주방에서 일하고 있던 중 화덕의 불똥이 약해져 주방구석 「개스」보관소의 문을 열고 들어가 「개스」통 「밸브」를 돌리고 나오는 순간,「펑」하는 폭음과 함께 「개스」통에서 약 3m떨어진 곳에 켜져 있던 「프로판·개스」화덕에 불이 솟으면서 60평 크기의 분식「센터」가 불바다가 됐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개스」가 샌 50㎏들이 「개스」통은 이날 낮12시쯤 주방장 호복수씨가 동양「개스」회사에서 들여다 「호스」에 연결한 뒤 눈이 아파 퇴근했다. 주인 이씨는 부인 장금자씨(49)와 함께 설악산에 피서 갔다가 이날 하오4시30분 비행기로 김포에 도착, 불 소식을 알았다.

<상인들은 물건 들고 비상계단으로 나와>

<대피>
불은 약3분만에 분식「센터」옆 양품점으로 옮겨 붙으며 창문을 타고 2층으로 번졌다. 이때 대왕 「코너」앞을 지나던 김현욱씨(45·서울 영등포구 사당동7)가 공중전화로 119에 신고했다. 불길은 약20분만에 각종 상품이 가득 찬 1층의 백화점 1백80여개 점포를 불태웠다.
이때 1, 2층에 있던 3백70여명의 상인들이 물건을 들고 동·남·북쪽 출입구와 비상계단으로 빠져나갔다. 손님 1백여 명도 대연각「호텔」화재 경험으로 사방으로 난 출입구를 통해 비교적 침착하고 질서있게 대피했다. 1층 서쪽 구석 조흥은행 청량리지점에서는 30여명의 행원들이 중요서류와 현금 4천여만원, 수표 1천여 만원 등을 밖으로 꺼냈다. 2층으로 번진 불길은 1층 한가운데 있는 계단과 서쪽 은행 옆에서 2층으로 타 올라간 불길과 합세, 불과 35분만에 1, 2층 3백여 점포를 삼켰다.
4층 대왕학원과 경기경리·타자학원(원장 이재영·42)에서 공부하던 80여명의 학원 생들은 때마침 불어오는 초속 8m의 서풍이 불길을 학원 쪽으로 몰아 아래로 대피하지 못하고 대부분 비상구를 통해 옥상으로 물려 올라갔으나 대왕 학원생 이혈양(16), 이경숙양(16), 이진숙양(13) 등 3명은 6층 화장실에 쫓겨 들어가 꼭 껴안고 있다가 모두 질식, 숨진 채 발견됐다.
불길은 하오4시쯤 5층「아파트」와 6, 7층 「브라운·호텔」, 「멕시코·카바레」를 남겨두고 전 건물에 번졌다. 하오5시쯤 거의 잡혀가던 불길은 다시 일어나 4층 관리사무실을 불태우고 꺼졌다.

<사다리 차 동원 학원생 50여명구조>

<구조>
경찰과 소방관들은 고가사다리 차 2대를 대왕「코너」앞 넒은 광장에 세우고 7층 옥상으로 뻗쳤다.
이때 옥상에서 손수건을 흔들며 구조를 바라던 무학여중 3년 박귀순양(12) 등 50여명과 상인·「아파트」주민 등 2백66명이 4명씩 조를 짜 40분 동안 질서정연하게 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또 옥상에 있던 서호원군(17) 등 학생 10명이 「로프」를 이용, 4층 극장 간판까지 내려와 매달린 것을 동민 편기인씨(39)가 불길을 피해접근, 「로프」를 이용, 모두 구해냈다.
하오4시쯤 대왕 학원강사 이기찬씨가 4층에서 벽지를 찢어 붉은색 연필로 『대왕학원에 30명 갇혔다』라고 쓴 쪽지를 써 주전자에 넣어 아래로 던졌다.
이 쪽지를 받은 경찰이 사다리를 접근시켜 연기에 거의 질식한 학생들을 구해내기도 했다.

<2명은 병원서 절명>
사망자 가운데 권욱현군(15)과 김병주씨(정) 등 2명은 병원에서 가료 중, 권군은 5일 밤, 김씨는 6일 상오8시15분쯤 각각 숨졌다.

<13억2천만원 조흥은행에 담보 보험금은 9억>
대왕「코너」건물은 조흥은행에 일반대출 7억1천만원, 당좌대월 3억6천 만원, 지급보증 2억5천 만원 등 모두 13억2천 만원에 담보되어 있고 금융 「풀」(금융기관화재공동인수사무소)을 통해 화재보험 9억8천3백만 원에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측은 보험회사의 화재감점이 끝나는 대로 지급될 보험금이 은행담보의 판제로 판제 될 것인지 또는 건축 복구에 쓰이게 될 것인지는 정책적으로 결정될 문체라고 밝혔다.
대왕「코너」사장 김호진씨의 개인 집과 부동산인 서울중구 명동 구 경찰병원의 대지와 건물도 조흥은행에 담보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6명)▲이혈(16·상봉동108∼33 이상환씨 장녀) ▲권욱현(15·중랑동3·성북구 공릉동117 권재승씨 장남) ▲김순규(17·동대문구 용두1동14통5반 김일규씨 동생)(이상 경희 의료원 ▲이진숙(16·동대문구 전농1동452∼17 이구림씨 장녀) ▲이경숙(16·동대문구 전농2동127∼50 이구연시 2녀) ▲김진주(57·성북구 돈암1동13) (이상 동부시립병원)

<중상자>(11명) ▲김명자(22·여·성동구 약수동37) ▲김철희(16·여·동대문구 답십리3동472∼50) ▲서규선(47) ▲김상란(16·여·동대문구 면목동938)(이상 동산병원) ▲백경자(16·여·도대문구 제기동849·면목여중3) ▲조영재(16·동대문구 이문동305∼145·충주중3) ▲라드마트조카·프라드오포(26·인도네시아인)(이상 경희의료원) ▲이차락(29·성북구 석관동338∼123) ▲권은추(23·여·경기도 양주군 별내면 화접리) ▲이극종(40·동대문구 청량리동205∼490) ▲이근일(16·동대문구 용두동75∼3·동대문중3)(이상 성 바오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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