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장의 위생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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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 시내의「풀」장에서 유행성 각막염과 유행성 결막염이 무섭게 번지고있어 서울시 전역의 「풀」장의 폐쇄가 검토되고 있다. 요즈음 방학철을 맞아 학생들이「풀」장을 찾는 율이 늘어나고 있고 회사원들도 「바캉스」를 맞아 가기 쉬운 「풀」장에 몰리고 있는데 「풀」장에 간 사람의 90%정도가 눈병을 앓고 있어 당국도 속수무책인 형편이다.
「풀」장 눈병은 거의 백발백중으로 전염되고 있으며 이 전염병이 「바이러스」에 의한 것인지 수질오염에 의한 것인지 아직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 보건 당국은 27일 이 병의 병원체인 「바이러스」가 잔류염소 0·4∼0·6PPM에서도 살고 있을 가능성이 많아 「풀」 장을 계속 개장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풀」장의 잔류염소의 양을 높이면 인체에 흡수되어 수질오염에 의한 피부병 등이 발생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눈병의 전염을 막기 위하여서는 당분간 「풀」장을 전면 폐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현재 서울시내의 「풀」장의 수질은 안전기준에 못 미치는 것이 대부분이며 또 수도요금이 비싸다는 이유로서 환수조치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풀」장마다 정원의 20배 가량을 수용하고 공중변소 시설 등도 없기에 대부분의 수영객이 「풀」장안에서 용변하는 일까지 허다한 형편이다. 이러한 상황아래서는 눈병뿐만 아니라 다른 전염병도 창궐할 것이 예상된다.
서울의 「풀」장뿐만 아니라 전국의 해수욕장의 위생검사도 일제히 단행되어야만 할 것이다. 인천 송도해수욕장을 비롯한 몇 개의 해수욕장은 바닷물을 막아서 설치해 두었기 때문에 환수가 잘 안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해수욕장은 해수를 직접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염분이 많아 「바이러스」들이 전염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으나 수인성 전염병의 전염의 우려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보건당국은 해수욕장의 위생실태도 철저히 점검해 주기 바란다.
해수욕장과 「풀」장 주변의 식당의 위생상태도 철저히 감시하여야 할 것이다. 고온 다습한 현상 하에 대부분의 식품들이 부패하기 쉬운 처지에 있는데 냉장시설 조차 없는 식당들이 수두룩한 형편이다.
또 갯가나 바닷가에서는 날 생선을 회로 해 먹는 간이식당들이 많은데 이들 식당을 통해「비브리오」균이나 「콜레라」균과 같은 전염병이 전염할 수도 있으며 기생충도 전염할 가능성이 많으니 보건당국은 이들 간이 식당 등의 위생검사도 게을리 하지 말아 주기 바란다.
서울시내의 「풀」장이 안전기준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은 유행성 각막염과 결막염이 증명해 주어 서울시의 관심을 끌고 있으나 해수욕장이나 간이 식당 등의 위생시설 불비는 아직 결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방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사건이 터진 다음에야 비로소 방역을 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사전에 예방조치를 취하여 주기 바란다.
시민들도 유행성 결막염과 각막염이 전염되고 불결하기 짝이 없는 「풀」장에는 가지 말고 위생시설이 되어 있지 않는 해수욕장이나 간이식당에는 가지 않음으로써 자위책을 강구하여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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