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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그 남용에서 오는 무서운 부작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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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선진국에선 의사의 처방 없이는 절대로 항생제를 약국에서 사지 못한다. 반면 우리 나라는 약국에서 항생제를 사먹을 수 있는 나라 중에서도 대표가 될 정도로 약국을 통해 많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의 71년 약품 총 판매고 약 4백10억 원 중 실로 27·5%인 1백10억2천6백 만원을 항생제가 차지하고 있다. 약 4백 품목을 생산하고 있는데도 효력커녕 몸에 해만 끼치는 가짜와 부정항생제가 자주 적발되고 있다.
곧 모든 학교가 방학이 되면 자연 야외로 바다로 놀러나가게 되고 그때마다 다치거나 곤충에 물리거나 하면 항생제를 쓰게 될 기회가 많아지게 된다.
이미 20세기 전에도 항생제(물질)로 간주되는 물질이 발견되긴 했었지만 정식으로 최초의 항생제를 발견한 사람은 영국의「플레밍」을 꼽는다. 그는 1929면에 푸른곰팡이가「페니실린」을 내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던 것이다. 그러나「페니실린」이 세균성질환에 효과를 낸다는 것이 영국의「플로리」등에 의해 학인 된 것은 41년이었다.
그 뒤에 고「처칠」수상의 폐렴이「페니실린」으로 극적으로 치료됐다. 그리고 항생제 (안티바이오틱스)라는 용어가 41년에 미국의「왜크스먼」(스트렙토마이신 발견자)에 의해 제창되어 45년부터 널리 쓰이게됐다.「페니실린」발견부터 45년도 안 되는 사이에 약 천 종류의 항생제가 발견됐다. 그러나 임상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은 30종류밖에 안 된다. 약 30종류를 상품명을 달리 해 가지고 우리 나라에서 만도 4백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땅은 여러 종류의 미생물이 살 수 있는 좋은 토양인데도 아직 한가지의 항생제도 발견 못하고 있다. 연세대의 유 준 박사는 우리 나라 토양에서「바이러스」에 듣는 항생제만 찾아내면 연 수출액 1백 억도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항생제는 전염성 세균뿐 아니라 그보다 작은「리케치아」에도 들고 이번 것은 암세포를 파괴하기도 한다. 항생제가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은 실로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치료약의 왕좌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을 뿐 아니라 내성균에 대해선 맥을 못 추고 같은 화학물질이라도 제법에 따라 효과를 못내는 것이 있는 등 문제가 복잡하다. 첫째 항생제의 부작용을 보면-.전 항생제의 30%는 부작용이 있다.「알레르기」성으로서 가벼운 것은 피부 성 질환을 일으키고 심한 것은「쇼크」사를 가져온다. 재생불량 성 빈혈, 난청, 평형감각고장(어지러움), 간장과 신장장애, 일광과민 성에 의해 피부가 검어지는 것 등 항생제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부작용을 나타낸다.
다음은 내성균 문제인데 오늘날 결핵환자가 쓰는 2차 약의 50%는 내성균으로 해서 효과가 없다고 한다. 세균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살 권리가 있기 때문에 인간의 공격을 막기 위해 방어수단을 체내에 마련한다. 그 결과 항생제가 들어와도 수동적으로 막아낼 뿐 아니라 그 다음엔 적극적으로 파괴를 해 버린다. 끝에 가선 그 항생제가 안 들어오면 살지를 못한다. 항생제가 영양제 노릇을 하는 셈이다.
왜 이런 내성균이 생기느냐하면 항생제 등 충분한 양을 충분한 기간에 걸쳐 쓰지 않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쓰면 내성을 생기게 한다. 약국에서 함부로 사먹으면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이것이다. 세 째로 같은 화학물질이라도 어떤 것은 효과가 안 나는 것이 있다는 점. 약전에 규정된 화학물질을 규정된 양대로 썼는데도 효과가 안 난다면 그 역시 영락없는 가짜 항생제다. 지난 69년에 식품과 약품업자에 대해선 귀신보다 무서운 존재인 미국의 FDA(식품약품관리국)에서 최초로「옥시테트라사이클린」개발회사인「화이자」사의 제품을 기준으로 여러 회사 것의 효과실험을 해본 일이 있다.
그 결과 대부분이 혈중농도에서 규정량이하로 나타났기 때문에 그 권위 있는 FDA도 스스로 인정한「옥시테트라사이클린」제를「화이자」것만 제외하곤 약 4천만「캡슐」을 시장에서 수거하라고 지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서울대의대 약리학교실 박찬웅 교수에 의하면 화학물질이 같아도 제조과정 즉「노하우」(기술정보)의 차이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서 FDA는 그 뒤 어떻게 하면 같은 물질을 제조과정이 다르더라도 효과가 같게 규제하느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골치를 앓고 있다고 한다. 현저한 가짜 항생제나 뚜렷한 부정항생제 적발은 쉽지만 이토록 엄정한 실험으로 효과를 판정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긴 하나 국민의 보건을 위해 당국은 그런 정도로 철저한 실험은 하지 못한다면 하다 못해 문헌에 근거를 두고라도 좋고 나쁜 것을 가려내 주어야 한다. 그밖에도 입원해서 항생제를 쓸 때 의사에게 값을 물어보지 않으면 너무 비싼 것이 있어 곤란한 경우를 당하는 일이 있고,「클로램페니콜」은 장「티푸스」에 너무 잘 들어 면역기전이 생기기 전에 나아버려 재발되는 일이 있는 등 알아야 할 사항이 많다. 그러니까 모든 항생제는 전문의의 지시대로 쓰는 것이 가장 안전한 일일 것이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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