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개편 걸린 대회연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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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남-북 성명에 대한 지리 한 질문에 신민당선 자가비판이 일어나 일단 12일로 질문이 끝나게 됐다. 신민당의 몇 간부들은 11일 아침 총무 단에『의원의 질문이나 정부답변이 개미 쳇 바퀴 돌 듯 반복되고 있다』면서 질문을 빨리 끝내자고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김은하·임종기씨 등 신민당소속 운영위원들도 11일 의사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운영위원회에 나가면서『맥빠진 대 정부 질문은 오늘로 끝내자』고 했는데, 김재광 총무는 장사진의 발언자 조정을 해야한다 해서 하루를 늘려 12일 끝내겠다고 한 것.
한편 대 정부질문이 끝난 다음의 할 일을 두고 여야의 보조가 쉽게 맞아들 것 같지 않다.
남-북 접촉에 대한 비밀증언을 듣자해서 공화당서 제의한 여야중진 회담만 해도 공화당 총무 단은『국회의장단에 이 모임을 주선해 주도록 요청해 두고 있다』고 했으나, 의장 실에선『그런 요청을 받은 일이 없다』해서 표류상태인데 이런 것이 모두 의사일정조정을 묶어 일괄 타결하려는 공화당의 전략이라는 얘기.
대 정부질문이 닷새 째 계속되면서 의원들의 발언이 더러 빗나가기도 해 여-야간에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민당의 심봉재 의원은『정부는 5·16때 보다 더 긴장해 있고…』 『독재…』운운하여 공화당의 정진화 홍병철 의원으로부터『데데한 소리하지 말라』『점잖은 말로 하라』는 등 고함 섞인 항의를 받았다.
심 의원은『저××이 미쳤나, 대통령을 위해 하는 얘기야』라고 하자 다시『취소하라』는 고함이 나오는 등 한 동안 소란스러웠다. 공화당서 두 번째 질문자로 나온 김제원 의원은 질문은 한마디도 없는 자신의 소신을 장시간 털어놓았는가 하면 맨 마지막에 등단한 유갑종 의원(신민)은『산회시간인 1시까지 10분밖에 없다고 하니 여러분이 놀랄 정도로 간단히 끝내겠다』고 10개항의 질문만을 10분간에 또박또박 읽고 내려가기도.
신민당 전당대회의 연기문제는 간부진사이의 조정이 안돼 결국 당수가 결단을 내려야할 형편.
김홍일 당수는 10일 밤 당직자와 각파중진 14명을 세종「호텔」에 모이게 해서 이 문제를 조정하게 했으나 연기와 연기반대 발언만 4시간동안 번갈아 계속되자 어느 쪽으로도 태도표시를 않고 있던 김영삼 의원이『김 당수는 지난번에 나오자마자 가셔서 말을 못 들었는데 이 자리에 나왔으니 먼저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한 것.
이날 회의에서 양일동씨 측의 유 청 의원은『대회를 연기한다면 당수를 제외한 당직자가 일괄사표를 내서 전면재편을 해야 한다』는 제의를 했다.
이 문제는 구체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김대중씨 쪽도 같은 생각이고, 대회연기를 반대하고 있는 진산 계도 끝내 연기된다면 당직자 재편을 찬성하고 나설 눈치여서 대회를 연기해도 뒤처리는 간단치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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